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끊임없이 밀려오고있다. 16일 한국은행과 기업계에 따르면 국제 유가는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고 주식시장에는 테러에 대한 세계적 불안감이 엄습한 가운데 소비와 투자는 좀처럼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탄핵 정국의 정치 혼란도 한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국경제가 각종 악재에 뒤덮여 올해 안으로 회복의 가닥을 잡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국제 유가,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 한국의 경제 성장과 소비자물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국제 유가가 또다시 오르고 있다. 지난 15일 현재 북해산 브렌트유의 가격은 배럴당 34.39달러로 12일의 32.76달러보다 상승했고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도 36.23달러에서 37.47달러로 올랐다. 한국은행은 스페인 열차사고가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의한 것이라는 인식이확산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제 원자재 가격을 나타내는 로이터지수는 지난 2일 1747.47에서 10일에는1710.86으로 내렸으나 12일 1716.94, 15일에는 1731.05 등으로 다시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가격은 이달 들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곡물 가격 상승과 함께 다시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불안 테러 공포가 미국과 한국의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전날 미국의 나스닥지수는 45.53 포인트(2.29%)가 떨어진 1,939.20, 다우지수는137.19(1.34%)가 떨어진 10,102.89에 각각 마감됐다. 이는 탄핵 정국으로 가뜩이나 위축돼 있는 한국 시장에 곧바로 타격을 주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이날 오후 2시20분 현재 6 포인트 가량 떨어진 845선, 코스닥지수는 2.71 포인트가 하락한 422선 안팎에 머물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은 거래소시장에서 1천33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외환과 채권시장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으나 주식시장이 테러 공포로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는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소비.투자 여전히 부진 지난 12일 탄핵안 가결 이후 소비가 더욱 위축됐다는 지표는 아직 나오고 있지않다. 그러나 정치적 불안이 지속될 경우 소비와 투자의 회복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간담회에서 탄핵 문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소비와 투자 심리의 위축, 경제주체의 불안 심리 등으로 경기 회복과 고용 개선이 지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통업계 현장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찬영 신세계백화점 부장은 "할인점과 백화점의 매출이 탄핵 사태 이후 줄어드는 현상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하고 "그러나 정치적 혼란이 지속되면서국민들의 불안 심리가 가중되면 소비는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최근 정국 불안의 여파로 투자 심리가더욱 얼어 붙고 있다. 기업은행 수도권 지역 영업점 관계자들에 따르면 남동, 주안공단 등 수도권 지역의 공단에 위치한 중소 수출기업들은 경기 불확실성에 원자재난, 정치 불안까지겹치면서 투자 의욕이 크게 위축돼 있다. 기업은행 경인지역본부 관계자는 "대출 수요 발굴 차원에서 여러 공장을 둘러보고 있지만 투자 의욕이 전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그나마 투자 여력이 있는 기업들도 투자를 보류한 채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노효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