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특정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단체가 생산과 판매 등을 중지토록 법원에 소송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소비자단체소송제가 도입된다. 정부는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소비자보호 종합시책'을 마련했다. 시책에 따르면 일정한 요건을 갖춘 소비자단체에 소송 권한을 주되, 증권 관련 집단소송제처럼 승소했을 경우 모든 소비자들에게 일괄적으로 배상받을 권리를 줄지 여부는 좀 더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구체적인 도입 시기와 방법, 소송 남발 방지 대책에 대한 연구 용역과 관계부처 협의, 공청회 등을 거쳐 세부적인 도입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가급적 올해 안에 소비자보호법을 개정, 내년부터 도입하되 시행 시기는 경제 충격을 고려해 2007년 이후로 늦출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독일처럼 소비자단체에 사업자의 부당행위에 대한 중지 청구권만 부여토록 할지, 미국처럼 집단소송제로 나아갈지 검토가 필요하다"며 "경제여건 및 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계에서는 "소비자단체소송제가 도입되면 기업활동이 크게 제약받을 수밖에 없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