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탄핵 쇼크"이후 외국인이 국내주식을 내다팔고 있는 사이 개인들이 5일째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시 일각에선 개인이 본격 증시로 돌아온 것 아니냐는 기대성 관측까지 제기하고있다.


16일 증시에서도 개인은 기관과 함께 하락장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 이같은 기대감을 키웠다.


이날 외국인은 1천4백억원이상 순매도해 종합주가지수를 한때 10포인트이상 떨어뜨렸지만,개인이 4백58억원 이상 매수하며 기관을 적극 받쳐 약보합세로 반전시켰다.


이에 따라 증권가는 개인 등 국내 투자자의 역할에 희망을 걸고 있다.


외국인의 빈자리를 국내자금이 채워 다시 900선을 넘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흘러 나오고있다.


그러나 아직 개인 자금의 본격유입을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5일 연속 유입된 개인자금


일단 수치상으로 개인자금의 증시유입은 뚜렷하다.


지난 10일 이후 5일 동안 개인의 순매수 규모는 7천5백억원에 달한다.


이는 올들어 개인의 연속 순매수 규모로는 최대치다.


고객예탁금도 3월 초 9조원 수준에서 지난 12일 현재 9조7천억원선으로 불어났다.


개인들이 투신권에 맡기는 주식형펀드 잔고도 이달 들어 급증 추세다.


자산운용협회 관계자는 "3월들어서만 2천4백30억원정도의 주식형펀드 자금이 순유입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주식형 펀드 잔고가 월별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1년여만에 처음이다.


◆본격 참여냐,단순 저가매수냐


그러나 최근 개인자금의 유입을 보는 관점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김기봉 한국투신 주식운용팀장은 "본격 매수참여라기보다 단기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달 지수가 900 이상으로 급등하면서 매수타이밍을 놓친 개인들이 단기간에 830선까지 급락하자 무조건반사적인 매수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탄핵쇼크와 미국시장 조정에 영향받은 외국인이 저가매물을 내놓자 개인들이 받아가는 형세"라며 "개인이 외국인의 빈자리를 채울 정도는 못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개인들은 주가가 급락하면 들어오는 단기 매매패턴을 보여왔다"며 지금도 예외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최근 실질 고객예탁금(고객예탁금에 개인의 매도·매수자금을 반영한 수치) 추이를 보면 개인자금의 본격유입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실질 고객예탁금은 지난 이틀간 1천3백억원정도 유입된 것으로 파악되지만 3월 이후 누적으론 2천7백10억원 순유출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 개인의 자금유입 규모로 증시의 방향을 바꾸기는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이종우 센터장은 "국내증시의 향방은 외국인이 언제 다시 매수로 돌아서느냐의 여부에 달려있다"며 "외국인 자금이 유턴(U-tern)하기 전까지는 당분간 조정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