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쇼크'로 증시가 불안해지자 국내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까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주가급락시 대규모 평가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글로벌펀드가 주축이 된 외국인들은 올들어 지수 830∼900에서 8조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현 지수(850)에서는 상당수 펀드가 원금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탄핵쇼크로 한국증시가 안개속으로 빠져들자 주요 외국계 펀드들은 일제히 관망세로 전환,탄핵쇼크의 파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외국계 증권사 브로커는 "외국계 고객(펀드)은 탄핵쇼크에 대한 애널리스트의 리포트에까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들 주요 고객에게 거슬리는 코멘트를 대외적으로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탄핵 이후 외국계 증권사들이 미리 말을 맞추기라도 하듯 일제히 '저가매수의 기회''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코멘트를 내놓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게 증권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무디스 S&P 등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탄핵과 신용등급은 무관하다"고 즉각 밝히고 나온 것도 이같은 역학구도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부 중소형주에 베팅한 외국계 펀드는 장마감에 매수주문을 내 '종가(終價)관리'를 하거나 주문을 내는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를 통해 긍정적인 리포트를 써달라고 요청하기도 하고 있다. 한 외국계 증권사 임원은 "과거 외국인들은 국내 악재가 불거질 때 미련없이 주식을 팔고 떠났지만 이제는 외국인 비중이 42%에 달해 사실상 최대 투자자가 된 만큼 쉽사리 한국시장을 떠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