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가 국내 전자업계의 새로운 수익원(캐시카우)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주요 전자업체들의 디지털TV 매출은 전년에 비해 두배 이상 증가했다.


수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아남전자 등 국내 6개 전자업체가 지난해 외국에 판 디지털TV는 지난 2002년에 비해 갑절 이상 늘어난 25억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디지털TV는 반도체 휴대전화에 이은 우리나라의 대표 수출 품목으로 떠올랐다.


세계 디지털TV 시장은 그동안 소니 마쓰시타 샤프 등 일본 전자메이커들이 주도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한국업체의 위상이 치솟고 있다.


국내업체들은 PDP TV와 LCD TV를 공격적으로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내년에 세계 디지털TV 1위 업체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DM) 총괄 최지성 사장은 "디지털TV를 비롯한 디지털미디어 사업에 회사의 사활이 걸려 있다"며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를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 디지털 디스플레이&미디어(DDM) 사업본부장 우남균 사장도 "디지털TV를 회사의 차세대 성장품목으로 정해 집중 육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 업체들은 선두주자인 일본 메이커들에 맞서 화질 개선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TV의 화질을 높여주는 'DNIe(Digital Natural Image engine)' 칩을 개발해 본격적인 화질 경쟁에 뛰어들었다.


LG전자는 'XD 엔진'이란 화질 기술을 디지털TV 전 제품에 사용하고 있다.


국내업체들은 또 일본에 비해 뒤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대 디지털TV 시장인 북미지역에서 DLP(디지털 광 프로세스) 프로젝션TV를 앞세워 TV의 세계 최대 강자인 일본 소니를 앞섰다.


LG전자도 북미지역에서 지금까지 사용해오던 '제니스'(Zenith) 브랜드를 버리고 모든 디지털TV에 'LG'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고 있다.


올해 초 본격적인 런칭을 한 이후 예상외로 호평을 받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파워와 영상 분야의 원천기술이 일본 업체의 장점이라면 한국은 주요 제조업체들이 LCD 및 PDP 패널,반도체 등 디지털TV의 관련 소재 사업을 겸하고 있어 기술 및 가격 경쟁력 확보가 유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업체의 한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은 디지털TV의 핵심장비인 LCD와 PDP 패널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외부 업체에 의존하고 있어 한국의 추격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