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용 반도체나 고부가가치 신소재 개발 등에 활용되는 대용량 전자빔 조사(照射)시설이 국내에 설치됐다. 한국원자력연구소는 0.3∼2MeV(메가 전자볼트)급 및 2∼10MeV급의 전자가속기,고주파 발생장치,대용량 시료 조사용 조사창과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구성된 대용량 전자빔 조사시설을 개발해 설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원자력연구소는 이 시설을 이용해 오는 6월부터 연구기관과 산업체를 대상으로 전자빔 조사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LG전선 영보화학 이비테크 등이 1MeV급 소용량 저에너지 전자가속기를 이용,내열전선 생산 등에 활용했으나 10MeV급의 대용량 전자가속기가 설치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자빔 조사기술은 물질에 고에너지 전자빔을 쪼여 그 에너지로 물질의 구조를 바꿈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이거나 유해한 미생물을 죽이는 것이다. 그동안 외국 시설에 의존해오던 대용량 전자가속기가 설치됨에 따라 원자력 분야 연구개발을 비롯해 전력용 반도체 생산,고기능 고분자재료 개발,식품 및 의료기구 멸균처리,수입식품과 곡물의 살균 살충,발전소 및 공단의 배기가스 처리,산업폐수 처리기술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대용량 전자가속기 구축을 시작으로 앞으로 국내에도 권역별로 5기 이상의 대용량 전자빔 조사시설과 1백기 이상의 현장설치용 소형 전자빔 조사장치가 필요할 것으로 원자력연구소 측은 분석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소 관계자는 미국은 대용량 전자빔 조사시설을 15기 이상,일본은 7기 이상 각각 확보하고 있는 등 선진국에서는 대용량 전자빔 조사시설이 연구개발과 산업에 본격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