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그룹 대주주인 설원량 회장의 급작스러운 별세로 대한전선의 후계구도는 물론 대한전선이 추진해 오던 진로 및 쌍방울 인수의 향방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전선은 "설 회장의 타계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지배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며 진로와 쌍방울 인수 작업도 기존의 방침을 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설 회장의 공백으로 대한전선의 사업구조 변경작업이 다소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후계구도 변화 없을 듯 설 회장의 별세로 대한전선그룹의 경영은 일단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설 회장의 장남인 윤석씨가 아직 20대의 대학생이어서 경영 전면에 나서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설 회장이 그동안 전문경영인에게 권한을 상당 부분 위임해 왔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대한전선의 경우 설 회장과 함께 임종욱 대표,김정훈 대표의 3인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돼 왔다. 설 회장은 경영을 총괄하고 임 대표는 재무와 금융 및 관리 파트를,김 대표는 영업과 생산을 책임졌다. 그러나 설 회장이 그룹 경영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만큼 어느 정도 경영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미망인인 양귀애 여사가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한전선은 1950년대 재계 서열 4위였던 대한그룹(대한전선 대한제당 대한방직 대한종합건설 오리온전기 등)의 후신으로 초고압케이블 광케이블 등 전선과 스테인리스가 주사업이다. 무주리조트 옵토매직 대한벌크터미널 삼양금속 등 10여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창업자인 고 설경동 회장의 3남인 고 설원량 회장이 32.4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2대주주인 삼양금속이 29.94%를 갖고 있다. 삼양금속은 설 회장의 장남인 윤석씨가 48%의 지분을,차남 윤성씨가 33%를 보유하고 있다. 하성임 대한전선 기획담당 상무는 "고 설 회장의 지분 처리는 미망인과 상의해 결정할 것"이라며 "후계 승계가 거의 마무리된 만큼 지배구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로·쌍방울 인수는 그대로 대한전선은 설 회장의 별세에도 불구하고 쌍방울과 진로 인수는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쌍방울의 경우 3백40억원 정도를 투자해 지분 32.5%를 확보한 만큼 오는 2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무주리조트 대표인 김종철씨를 대표로 선임해 경영권을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진로 인수도 차질없이 추진키로 했다. 대한전선은 진로의 담보채권과 정리채권에 모두 3천5백억원을 투자한 상태다. UBS HSBC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본격적으로 진로 인수전에 뛰어들 계획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