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의 파주 LCD 산업단지 착공은 한국이 세계 LCD 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차세대 성장동력인 LCD 산업에서 지난해까지 한국은 세계 정상을 지켜왔지만 최근 들어 대만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협력업체와 연구개발(R&D) 센터를 한 데 모은 'LCD 클러스터'를 조성함으로써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삼성전자도 작년 말 충남 아산 탕정지구에 61만평 규모의 LCD 생산공장을 건설하기 시작한 데 이어 2차로 99만평 규모의 LCD 단지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어서 국내 업계가 세계 LCD 시장을 상당 기간 주도할 전망이다. LG필립스LCD의 파주 단지는 지금까지 확정 발표된 LCD 단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LG필립스LCD의 7세대 생산라인이 들어설 부지 50만평과 40∼50여개 협력업체 및 R&D 센터 등이 들어서게 될 산업단지 50만평으로 구성된다. 회사측은 파주 단지를 차세대 TV용 TFT-LCD 패널 생산 중심지로 육성키로 했다. 이에 따라 공장부지 50만평에는 7세대 및 이후의 차세대 대형 LCD 생산라인이 들어서게 된다. 협력업체 단지 건설도 서둘러 협력업체와 기술 교류 및 공동 연구개발 등을 활성화한다는 전략이다. 2006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R&D센터를 설립,산·학·연의 유기적인 R&D 환경도 조성키로 했다. 이와 함께 경기도와 힘을 합쳐 외국 선진기업의 직접 투자를 유치,외국 기업이 참여하는 '글로벌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도 조성할 방침이다. LCD 시장 세계 1위를 놓고 한치의 양보 없는 싸움을 벌여온 삼성과 LG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LG필립스LCD가 기존 51만평 공장부지 주변에 협력업체도 함께 입주할 수 있는 50만평의 지방산업단지를 조성키로 정부와 합의하자 삼성전자도 탕정면 61만평 부지 인근에 98만7천평 규모의 LCD 라인 2개(11∼12라인)를 추가로 건설하겠다고 아산시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양사 경쟁은 7세대 LCD 표준 선점전에서도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5세대 라인에서 6세대를 건너뛰어 곧바로 7세대로 넘어간다는 전략 하에 7세대 규격을 1천8백70mm?2천2백mm로 결정했다. 그러나 LG필립스LCD는 파주산업단지에서 생산할 유리원판 규격을 삼성전자보다 큰 가로·세로 2m 이상의 세계 최대 크기로 검토하고 있다. LG필립스LCD는 LCD TV가 수년 내에 40인치대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유리원판 규격을 40인치 이상 TV에 적합하게 함으로써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도 일본 소니와 S-LCD라는 합작회사를 설립,LCD 유리기판과 LCD TV 사이즈의 표준화를 주도하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