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18일 현대상선 2003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뒤 지난 2000,2001년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해 주목된다. 재무제표에 담긴 '전기오류수정손실' 6천억원에 강한 의혹을 표시한 것. 금감원의 회계담당임원인 황인태 전문심의위원은 "삼정KPMG는 현대상선이 지정한 회계법인이 아니라 금감원이 지정한 회계법인이기 때문에 삼정KPMG의 감사가 상당히 엄격하게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금감원측은 현대상선의 분식회계가 금강산개발 사업에 나선 2000년,2001년에 집중적으로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상선이 2002년 회계보고서에 대해 '적정' 감사의견(삼일회계법인)을 받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는 것이다. 때문에 2003년 회계장부에 과거의 오류를 일거에 처리했다는게 금감원측의 분석이다. 2000년과 2001년은 현대그룹이 금강산사업을 본격 추진할 때이며 대북송금을 한 때이기도 하다. 금감원의 조사결과가 나와봐야 하겠지만,현대상선이 북한에 송금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분식회계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금감원은 현대상선이 매출채권 공기구비품 기계장치 등 3가지 자산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순이익을 높여 잡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채권을 과대계상할 경우 이익이 증가하며,공기구비품과 기계장치를 과대계상할 경우 비용축소 개연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노정익 현대상선 대표이사에 대한 조사도 진행키로 했다. 황 위원은 "분식회계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지난 2002년 9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노 사장은 2002년 회계장부에 과거 오류를 수정할 수 있었는데도 하지 않은 책임을 면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현대상선 주가는 '관리종목 탈피'에 대한 기대감으로 1.3% 상승,8천9백20원에 마감됐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