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과 대한투자증권 중 한 곳을 인수하겠다." 김남구 동원증권 신임사장(41)은 취임 이틀째인 18일 기자 간담회를 갖고 "동원증권이 투자은행(Investment Bank) 중심의 금융전문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자산운용 능력과 고객기반이 탄탄한 대형 증권사를 인수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러나 "현재 매물로 나온 증권사 가운데 대우증권이나 LG투자증권은 동원증권과 사업 모델이 똑같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동원증권의 지주회사인 동원금융지주 사장도 겸하고 있으며,김재철 무역협회장의 장남이다. -한투와 대투 인수작업은 어느 정도 진척됐나. "이미 인수 의향서를 냈고 인수 업무를 도와줄 자문사도 선정했다. 현재 매각 주간사인 모건스탠리로부터 두 회사의 실사 내용을 넘겨받아 세부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 4월 중 한 곳 또는 두 회사 모두에 대해 인수 예비제안서를 낼 예정이다. 이왕이면 영업부문과 운용부문을 함께 가져올 생각이다. 둘 중 어느 곳이 더 나은지는 아직 모르겠다."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 동원증권은 자기자본이 1조원이나 된다. 과거 현대투신증권 매각 당시 푸르덴셜이 '3천5백55억원+알파(α)'를 투자했는데 비슷한 조건을 적용한다면 내부자금만으로도 인수가 가능하다. 때문에 다른 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고 단독 인수할 생각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결국 매수 가격이다. 정부가 한투 대투의 매각방식에 대해 아직까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아 불확실한 측면이 있다. 다만 현재로선 정부가 인수가격 산정시 현투 매각을 기준으로 하라는 방침을 준 상태라 우리도 그에 맞춰 일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과의 관계가 틀어졌다는 얘기가 있다. "하나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서로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하나은행의 3대주주(지분율 3.99%)로서 전략적 제휴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기본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 동원증권이 최근 하나은행 지분 1%가량을 매각한 것은 투자유가증권 운용 차원인 만큼 제휴 관계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다." -수수료 정액제의 효과는. "작년 10월 정액제 도입 이후 고객 수와 자산규모는 기대 이상으로 늘었다. 신규 고객의 70% 이상은 다른 증권사에서 옮겨왔다. 다만 수익 측면은 당초 예상보다 다소 더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시작한 일로 후퇴는 없다." -일임형 랩 어카운트 판매가 다소 부진한데. "일임형 랩보다는 기존 자문형 랩에 주력할 방침이다. 자문형 랩이야말로 증권사의 투자상담 능력과 리서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생각한다. 일임형 랩은 펀드와 별 차이가 없다. 주식형펀드보다 수수료가 비싼 게 문제가 될 수도 있다." 글=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