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주요 산유국의 감산 결정과 국제 테러위협 확산 등으로 연일 급등, 배럴당 4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는 22일부터 에너지소비절약 1단계 조치를 발동하기로 했다.


국제유가 흐름을 선도하는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4월물은 17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전일 대비 70센트(1.9%) 급등한 배럴당 38.18달러에 마감됐다.


이는 중동지역이 1차 걸프전으로 치닫던 지난 90년 9월27일(39.54달러) 이후 약 13년 만의 최고치다.


이로써 WTI 가격은 올들어 6달러(18%) 올랐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도 배럴당 31.21달러로 36센트 올랐다.


시장 관계자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개시일(4월1일)이 다가오면서 원유 수급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유가 상승의 근본 요인으로 보고 있다.


또 미국의 휘발유 재고가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고, 중동지역에서 테러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산업자원부는 이날 중동산 두바이유의 10일이동평균가격이 30달러를 넘어섬에 따라 작년 이라크전 발발을 앞두고 마련한 에너지 절약 3단계 대책중 1단계 조치를 22일부터 발동한다고 밝혔다.


에너지 절약 3단계 대책은 △두바이유 평균가격이 30∼33달러일 경우 에너지 절약 유도 및 홍보 △33∼35달러로 오르면 단계별 석유류 가격안정대책 시행 △35달러를 넘어설 경우 석유류 최고가격 고시제를 실시하고 수급조정명령을 발동하는 것으로 돼있다.


1단계 대책은 민간과 공공부문의 자발적 에너지 절약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승용차 자율 10부제와 2천1백57개 대형 에너지 사용업체의 자발적 소비절약 추진 내용을 담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현재의 고유가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자율 성격의 1단계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승용차 강제 10부제 등 에너지 절약 강제 조치가 취해지는 2단계 조치가 적용될 가능성은 현재 상황에 비춰볼 때 희박하다"고 말했다.


신동열ㆍ이정호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