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 파주공장 및 산업단지 기공식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인 고건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당초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키로 한 행사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이 한 기업의 공장 기공식에 직접 참여키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 그만큼 파주 LCD산업단지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얘기다. ◆삼위일체 이 단지의 투자 주체인 LG필립스LCD는 LG와 다국적 기업 필립스가 각각 지분의 절반씩을 나눠 갖고 있는 외국인투자 기업이다. 따라서 정부와 경기도는 이 단지 조성을 통해 대규모 외자유치를 실현한 셈이다. 게다가 휴전선 인근에 외자를 유치해 '남북한 긴장'이라는 외국인 직접투자의 부정적 요소를 단숨에 불식시키며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부수적 소득까지 거두게 됐다. 경기도로서도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된 경기 북서부의 고용과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물론 LG필립스LCD를 유치하기 위해 중앙정부-경기도-파주시는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과 함께 각종 행정을 초스피드로 처리했다. 그 덕분에 LG필립스LCD로서는 세계 1위를 목표로 한 공장 터를 손쉽게 마련할 수 있었다. 중앙정부-지방정부-기업이 삼위일체가 돼 경기 북부에 세계 최대의 LCD 클러스터를 일궈낸 셈이다. ◆1석3조 효과 투자유치의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첫째 LG필립스LCD의 파주 LCD산업단지 착공은 무엇보다 대규모 외자를 유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G필립스LCD와 국내외 협력업체들은 7세대 TFT-LCD 공장을 주축으로 앞으로 이곳에 10년간 무려 25조원을 집중 투자하게 된다. 이 가운데 절반은 외자로 충당된다. 휴전선 인근이라는 이유로 국내 기업들조차 투자를 꺼리던 지역에 외자를 유치해 앞으로 이 지역의 경제적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둘째 추가 투자유치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는 것도 매우 중요한 소득이다. LG필립스LCD와 경기도는 앞으로 디스플레이 관련 외국 선진업체의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 LCD패널 생산부품의 원활한 공급시스템을 구축,외국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글로벌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손학규 경기도 지사는 이미 지난달 '경기도 TFT-LCD 부품업체 투자유치단'을 이끌고 일본을 방문,일본 LCD 업체들과 투자합의서(MOA) 2건,투자양해각서(MOU) 2건,투자의향서(LOI) 3건 등을 통해 총 3억4천6백만달러의 투자유치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셋째 고용 효과도 만만치 않다. LG필립스LCD는 투자를 일단락하는 시점의 고용창출 효과만도 2만5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휴전선 인근에 위치해 변변한 산업을 유치해보지 못한 파주시로서는 엄청난 경제적 이득을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LCD산업서 주도권 확보 그러나 무엇보다 큰 소득은 역시 한국의 LCD산업이 세계 LCD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는 것. 차세대 성장동력인 LCD산업에서 지난해까지 한국은 세계 정상을 지켜왔지만 최근 들어 대만 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협력업체와 연구개발(R&D) 센터를 한데 모은 'LCD 클러스터'를 조성함으로써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LG필립스LCD와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도 작년 말 충남 아산 탕정지구에 61만평 규모의 LCD 생산공장 건설을 시작한 데 이어 2차로 99만평 규모의 LCD단지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어서 국내 업계가 세계 LCD시장을 상당 기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LG필립스LCD가 기존 50만평 공장부지 주변에 협력업체도 함께 입주할 수 있는 50만평의 지방산업단지를 조성키로 정부와 합의하자 삼성전자도 탕정면 61만평 부지 인근에 98만7천평 규모의 LCD라인 2개(11∼12라인)를 추가로 건설하겠다고 아산시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