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뢰더 독일 총리, 정부비판신문과 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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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도 노(No),동행취재도 노.'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독일 최대 일간지 빌트 자이퉁과 냉전에 돌입했다.
TV와 신문보도 활용에서 남다른 정치적 수완을 발휘해온 슈뢰더 총리가 '미디어와의 전쟁'에 빠져든 것은 이 신문의 집요한 정권 비판기사 때문.
최근 자신이 이끄는 사회민주당과 자신의 지지율이 급락한 데 대한 불편한 심기가 폭발한 것이다.
사건은 지난달 하순 슈뢰더 총리의 미국 방문 때 동행취재단에 빌트 자이퉁과 유력 주간지 슈테른의 기자가 출발 직전 빠진 데서 비롯됐다.
'정권비판에 대한 보복'이라고 항의하는 기자들을 향해 베라 안더 정부 대변인이 "총리는 불공정한 정부비판을 일삼는 언론에 합당한 조치를 취한 것뿐이며 앞으로 빌트 자이퉁지와의 인터뷰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수하면서 사태가 커졌다.
다른 신문과 기자연맹까지 차별철회를 요구하자 안더 대변인은 한술 더 떠 "인터뷰 거절은 나의 진언이기도 하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총리측과 빌트 자이퉁의 논란은 의회로 비화됐다.
의회는 오는 24일 총리의 '미디어 차별'진실을 가리기 위한 청문회를 열고 안더 대변인을 증인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발행부수가 3백80만부인 빌트자이퉁은 오랫동안 슈뢰더 총리에 대해 호의적으로 보도,정부에 대한 충고성 기사를 내보내면 총리가 즉각 시정을 약속하는 등 밀월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난 2002년 총선 직전 빌트 자이퉁이 여론의 총리 이탈을 재빨리 감지하고 비판으로 '전향'했다는 게 중평이다.
최근 정당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슈뢰더 총리의 사민당은 28%로,야당인 기민·사회연합의 49%에 크게 뒤지고 있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