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탁업무 포기 움직임.."자산운용법 규제심해 수익성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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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자산운용업을 대부분 포기할 전망이다.
새로 시행될 자산운용업법의 규제가 지나치게 까다로워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4일부터는 불특정금전신탁을 판매할 수 없게 되는 등 은행 신탁업무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한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시행령'을 다음 주초에 공포한 뒤 오는 4월 초부터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시행령에는 은행들이 신탁(자산운용)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등기임원 1명과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된 자산운용위원회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증권수탁업무를 하기 위해선 등기이사 1명을 별도로 두도록 돼 있다.
특히 이들 등기임원은 은행 고유업무인 대출과 수신 등의 업무를 겸직할 수 없게 돼 있다.
이처럼 자산운용업무 규정이 까다로워짐에 따라 대부분의 은행들은 자산운용업을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등기이사 1명을 늘리면 사외이사를 늘려야 하는 데다 별도 조직운용에 따른 비용이 상당히 들어가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신탁담당자는 "현재 대부분 은행들이 집행임원을 중심으로 경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산운용업을 위해 등기임원을 새로 선임하는 등 관련 조직을 갖추려면 비용이 너무 커 자산운용업을 포기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주총에서 자산운용업을 위해 등기임원을 선임할 계획을 가진 은행은 아직 한 곳도 없다.
국민은행은 이성규 부행장을 등기임원으로 선임할 예정이지만 자산운용 담당이 아니라 증권수탁업무 담당으로 정해졌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