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Story] '프라다' ‥ 프라다 자체가 트렌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프라다가 국내 시장에 알려진지는 10년이 채 안 되었지만 그 이름은 한국 소비자들의 머리 속에 깊숙이 각인돼 있다.
20세기말 크게 유행했던 몇몇 패션 제품의 '원조'가 프라다라는 사실을 모르는 여성은 아마 없을 것이다.
90년대 중반 패션피플의 어깨에 하나 둘씩 둘러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워킹우먼들의 필수품이 돼버린 검정 포코노 나일론 백(85년 출시)부터 군복풍의 버클벨트(95년 컬렉션 발표), 밑창에 빨간 줄무늬 로고가 새겨진 스니커즈(97년 프라다 스포츠 라인 런칭) 등이 대표적인 예다.
패션업계에서 프라다가 갖는 의미를 설명하자면 히트 아이템 몇 개를 나열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빈티지 밀리터리 미니멀리즘 등 디자이너 미우치아 프라다가 컬렉션을 통해 발표한 '주장'들은 매 시즌 패션계의 흐름을 크게 바꿔 놓았다.
'프라다 자체가 트렌드'라고 칭송하는 열혈 추종자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프라다의 역사는 1913년 미우치아의 할아버지인 마리오 프라다가 이탈리아 밀라노에 최고급 가죽 전문 매장을 열면서 시작됐다.
여행이 취미였던 그는 세계 곳곳을 다니며 진귀한 제품을 수집했으며 가죽제품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혁신적인 소재들을 찾아다녔다.
당시 미국에서 군용물품에 사용되던 포코노 방수천이 프라다 제품으로 데뷔한 시기도 바로 이 때다.
미우치아가 가업을 이어받은 것은 78년.
정치학 박사이자 여권 주창을 위해 공산당원이 됐으며 연극배우로도 활동하던 20대의 여성이 취임하자마자 이 역사 깊은 가죽제품 회사는 모던한 패션회사로 탈바꿈하게 된다.
물론 훌륭한 조력자가 있었다.
패션일 막 시작한 미우치아는 한 가죽 박람회에서 아주 정교한 프라다 가방모조품을 만들어 팔고 있는 가죽공장 사장을 만났고 그를 고소하는 대신 프라다의 단독 생산권을 주게 된다.
그가 현재 미우치아의 남편이자 CEO인 파트리지오 베르텔리다.
부인이 디자인을 도맡고 남편이 생산과 판매를 책임지면서 프라다는 고속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89년 여성의류를 출시했고 93년 세컨 브랜드인 미우미우와 프라다 남성복을 선보였다.
99년에는 헬무트랭 질샌더 등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를 매입,럭셔리 브랜드를 거느린 첫번째 이탈리아 패션회사라는 호칭을 얻었다.
2000년도 들어서는 아이웨어와 화장품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이처럼 제품 라인을 넓히고 다양한 브랜드를 소유하게 된 프라다지만 회사의 철학은 처음 문을 연 90년전과 같다.
최고의 품질을 갖춘 제품만이 프라다 로고를 달 수 있다는 것이다.
기획부터 디자인 생산 유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완벽하게 '직접 통제'함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유지한다는 정책을 모든 브랜드와 제품에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다.
설현정 패션전문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