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강로 옛 세계일보 터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아파트 '시티파크'의 모델하우스가 19일 여의도 통일주차장 부지에서 문을 열었다. 개장 첫날에만 1만여명의 청약대기자들이 몰려들 정도로 분위기는 뜨거웠다.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30분이상 줄을 서야 모델하우스 입장이 가능했다. 때문에 모델하우스 앞은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뿐만아니라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들도 오랜만에 모습을 나타냈다. 모델하우스 방문객들은 주로 공원 조망권이 뛰어난 동이나 라인에 커다란 관심을 보였다. ◆방문객 봇물 공동시공사인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당초 이날 오전 10시께 모델하우스 문을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방문객들이 오전 9시 이전부터 줄을 서기 시작하면서 대기행렬이 1백m를 넘어서자 예정시간보다 30분 앞당겨진 9시30분에 전격 개장했다. 시공사측은 혼잡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입장객수를 철저히 제한했다. 이 때문에 모델하우스 앞은 입장을 기다리는 1백∼3백m 대기행렬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직장인들이 몰려 온 점심시간을 전후해서는 대기행렬이 5백m를 넘기도 했다. 이날 오전에는 특히 이방주 현대산업개발 사장 등 건설업체 관계자들도 대거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포스코건설의 조대연 마케팅 팀장은 "시티파크 분양을 계기로 침체된 분양시장이 되살아날 수 있을지 분위기를 점검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모델하우스 밖에는 한동안 모습을 볼 수 없었던 떴다방들이 다시 출현했다. 약 30명으로 파악된 떴다방들은 모델하우스 뒤쪽 주차장에 진을 치고 분주하게 움직이며 방문객들에게 명함을 돌렸다. 이날 모델하우스를 찾은 청약대기자들 대부분은 조망권에 집중적인 관심을 보였다. 또 모델하우스 내부에 배치된 60명의 상담원은 하루종일 방문객들의 질문에 시달려야 했다. 상담창구에선 사전예약을 신청하려는 방문객들이 대거 눈에 띄었다. 혹시라도 미계약이 발생하면 이를 우선적으로 계약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평면이나 마감재에 대해선 그리 높은 평가를 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조망권을 극대화하다보니 일반인들에게 익숙하지 않는 평면이 나온 것이다. 이날 방문객들 중에선 예상 외로 실수요자가 많았다. 분당 정자동에서 온 한윤자씨(52)는 "만약 당첨이 되면 지금 살던 집을 정리하고 들어가서 살겠다"고 말했다. 서울 평창동에서 온 변영수씨(37)도 "당첨이 되지 않으면 프리미엄(웃돈)을 주고서라도 분양권을 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내외주건의 김신조 사장은 "내방객들의 성향이 철저히 양분되는 분위기"라며 "여유가 있는 사람은 실제로 거주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반면 자금여력이 없는 사람들은 분양권을 전매하겠다는 단타투자를 노리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공원조망권에 관심 쏟아져 방문객들은 한강조망보다는 공원조망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였다. 이에 따라 1단지보다는 2단지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2단지는 향(向)이 나쁘다는 단점이 있지만 북동쪽으로 공원(용산 미군기지)을 조망할 수 있어서다. 특히 앞을 가리는 건물이 없어 저층부에서도 공원조망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이에 반해 1단지에선 한강이 보이지만 조망 거리가 너무 먼게 흠으로 지적됐다. 또 아파트 등 앞을 가리는 건물이 많아 주로 20층 이상 고층부에서만 한강조망이 가능하다. 평형 배치에 있어서도 공원조망 선호도를 읽을 수 있다. 시공사측은 60평형대 이상의 대형평형을 공원이 가장 잘 보이는 방향으로 집중 배치한 반면 40평형대의 대부분은 한강쪽을 바라보게 했다. 최낙균 롯데건설 모델하우스 소장은 "조망권을 철저히 지수화해 로열층과 비로열층의 분양가를 최고 22%까지 차등화했다"며 "따라서 반드시 조망권이 좋은 동·층에 프리미엄이 많이 붙는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상돈 대우건설 과장은 "전국 1백93개 한미은행 수도권 점포 중에서 투자자들이 특히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강남권과 용산구,목동,여의도 등을 피해야 청약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김형호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