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진주만공습이 시작됐다.' 1970년대와 1980년대 초반 미국 매스컴들은 일본기업의 공격을 이같이 표현했다. 전자제품과 자동차 등을 앞세워 일본시장을 공략한 일본기업들 앞에서 미국기업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일본기업들은 급속도로 미국시장을 넓혀갔다. 달러를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번 일본기업들은 미국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빌딩들이 줄줄이 사들였다. '이대로는 안된다'며 미국 기업인들의 의식을 바꾼 것은 1980년대 미국 상무장관을 지낸 말콤볼드리지였다. 그는 해결책으로 새로운 품질운동을 제창했다. 이를 위해 엄격한 품질기준을 제시했고 이에 걸맞은 업체를 선정해 국가차원에서 상을 줬다. 이 상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기업들의 생산제품 품질이 올라갔다. 이 상이 87년 제정된 '말콤 볼드리지(MB)상'이다. 그후 미국 기업은 피눈물나게 품질향상에 노력해 마침내 일본 기업을 압도하며 다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로 재탄생했다. 한국 기업들의 요즘 현실은 어떤가. 첨단기술로 무장한 미국 일본 유럽 기업이 앞을 가로막고 있고 저임으로 무장한 중국 기업들이 공격해온다. 마치 "너츠크래커(호두까기인형)에 끼인 호두와 같은 형국"이라고 윤상운 연세대 교수는 말한다. 그래서 신품질포럼과 한국경제신문은 2년 전부터 새로운 품질혁신운동을 시작했다. 이 운동은 1년 내내 지속되지만 전국의 품질전문가들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는 연1회 개최한다. 지난해 첫 대회를 연데 이어 올해 5월19일과 2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제2회 대회인 '신품질 컨벤션 2004'를 개최한다. ◆신품질이란 무엇인가=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품질,창조적인 품질을 의미한다.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기존 방식을 타파하고 새롭고 더 가치있는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의 말콤볼드리지상 등 해외의 권위있는 품질상을 참고하고 새로운 기준을 고안해 신품질기준을 정했고,신품질대상과 신품질혁신상도 제정했다. 데일 크라운오버 말콤볼드리지상 심사위원(텍사스 네임플레이트 회장)은 좋은 품질,경쟁력있는 품질의 제품을 이렇게 설명했다. "의자를 20개 만들어 10개를 팔고 나머지는 버리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만족시킬 품질의 의자 10개를 생산해 파는 것"이라고. 그는 품질경영을 질적혁신을 통한 이윤극대화라고 덧붙였다. ◆올해 대회는 어떻게 치러지나=올해는 국내외에서 품질경영 전문가 1천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작년보다 50%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해외 품질전문가들이 품질경영비법 전수에 나선다. 대표적인 인물이 다구치 겐이치 박사다. 그는 일본 품질공학회 명예회장이자 일본 오켄과 미국 ASI의 사장이다. 지난 1980년 제품설계시 실제 사용조건의 반영을 강화하는 내용의 다구치 기법을 개발,미국에 소개했다. 자동차업체인 포드 등이 이 기법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미국 주력산업의 품질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구치 박사는 이번에 자신이 고안한 '연구개발 분야에서의 효율적인 다구치 품질관리기법'을 설명할 예정이다. 미국 출판업체인 브랜치스미스사의 데이비드 브랜치 회장은 지난 2002년 미국의 국가품질경영상인 말콤볼드리지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이 상의 심사위원을 맡았다. 그는 기조연설을 맡아 '초우량혁신기법'을 설명할 계획이다. ◆참가신청방법은=5월7일까지 사무국인 한국품질재단(02-767-9064∼7)에서 선착순으로 참가신청을 받는다. 참가비는 30만원이며 신품질컨벤션 발표문집과 다구치 박사의 평전,이틀간 중식을 포함한 가격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