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동맹국들이 왜 이라크 전쟁을 감행했는지는 남북한의 대조적인 실상이 잘 설명해준다고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주장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19일 이라크전 개전 1주년을 맞아 뉴욕 타임스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미군이 피를 흘린 결과 한국은 번영과 자유를 누리게 됐다"면서 "그것은 가치있는 일이었고 지금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 기고문에서 "한국 방문당시 젊은 한국 여기자로부터 `왜 한국군이 이라크에서 죽어가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면 50년전 미군은 왜 한국에서 죽어야 했느냐'고 반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집무실에 "미국이 피흘려 지켰던 남한의 빛과 북한의 어둠"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야간의 한반도 위성촬영 사진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소개하기도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라크의 경우 많은 도전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1년간 상상할 수도 없었던 엄청난 진보가 있었다"면서 지금도 "자유 수호"를 위해 이라크에서 싸우고 있는 미군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다음은 `이라크에서 자유의 대가'라는 제목의 럼즈펠드 장관 기고문 요약. 『이라크전 발발 1주년을 맞아 우리가 왜 싸웠는지를 설명하는 것은 유용한 일이다. 얼마전 나는 이라크 파병 여부를 두고 논의가 한창이던 한국을 방문했다. 그때 한국전을 겪지 않았을 것이 분명한 한국의 젊은 여기자가 내게 "왜 한국인들이지구 반대편의 이라크에서 목숨을 잃어야 하는가"고 질문했다. 이 때는 내가 한국전에서 숨진 모든 미군의 명단이 간직돼 있는 전쟁기념관을찾은 후였다. 한국전 전사자 가운데는 고교 때 나와 레슬링반에서 함께 활동했던 친구도 있다. 나는 그 기자에게 "옳은 질문이다. 그렇다면 `왜 50년전 미국인들이 지구 반대편의 한국에서 죽어야 했는지'를 묻는 것도 옳은 질문일 것"이라고 대답했다. 나는 그 기자에서 내 집무실에 있는 야간의 한반도 위성촬영 사진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사진에서 휴전선 북쪽의 한반도는 어둠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 반면에남쪽은 불빛으로 환히 타오른다. 자유의 불빛이다. 한국의 자유를 위해서는 값비싼 대가가 지불됐다. 3만3천명의 미군을 포함해 수만명이 전사했다. 그러나 그것은 가치있는 희생이었다. 2차대전 때 독일이나 프랑스,이탈리아, 태평양 등에서, 지금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에서와 마찬가지로. 오늘날 테러리즘과 대량살상무기(WMD)의 세계에서 자유 수호는 더 늦기 전에 위험에 대처해야 함을 의미한다. 사담 후세인에게 국제사회와 미국은 거듭해 전쟁을피할 기회를 줬지만 그는 이 모두를 거부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모든 평화적 수단이 소진된 후에야 비로소 동맹국들과 더불어 이라크 해방에 나섰다. 이라크에서 자유와 자치가 뿌리를 내리고 이 나라가 중동의 모범이 될 때 미국이 벌인 모든 노력들의 정당성은 오늘날 한국이나 독일, 일본, 이탈리아에서 드러난것과 마찬가지로 명백해 질 것이다. 끊이지 않는 테러에서 보듯 이라크의 자치로 가는 길에는 많은 난관이 놓여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진전은 괄목할 만하다. 지난주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는 종교와 표현의 자유, 집회ㆍ결사의 자유, 투표권,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성(性)과 국적, 종교에 의한 차별 금지 등을 명문화한 임시 헌법을 채택했다. 이는 1년전만 해도 이라크인들이 상상도 할 수없었던 조항들이다. 오늘 이라크에 있는 수만명의 미군과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미군들을 생각할 때 우리는 다음과 같이 말해야 한다. "여러분들은 수세대에 걸쳐 자유를 위한 전쟁에서 싸운 군인들의 긴 대열에 합류해 있다. 감사한다 "라고.』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