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집 그맛] 잠실 '윤정 복ㆍ아구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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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잠실의 신천역에 위치한 먹자골목은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그래서 체인식당이 많고 생긴지 얼마 안돼 자주 바뀌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이런 속에서 15년가량을 한 자리에서만 장사해 온 식당이 있다.
메뉴도 젊은이들과 잘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맛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신천역 먹자골목의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은 '윤정 복·아구찜'식당은 입에 잘 맞는 양념 맛이 비결이다.
맵지 않으면서 입에 착 붙는 맛으로 오랫동안 미식가와 유명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인기메뉴는 아귀찜과 복지리다.
빨갛게 물든 콩나물더미 여기저기에 파묻힌 아귀가 모락모락 김을 내면서 눈앞에 놓여졌을 때는 그야말로 침이 꿀꺽 넘어간다.
매운 걸 싫어하는 서울사람의 입맛에 양념을 맞췄다고 한다.
동네가 동네이다보니 가격을 높게 책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2∼3명이 먹을 수 있는 소자가 2만8천원이고 4명이 먹는 중자 3만5천원,대자가 4만원,특대가 5만원이다.
1인분에 1만5천원하는 복지리는 특유의 시원한 국물맛으로 속을 개운하게 해준다.
조금 비싸지만 권하고 싶은 게 있다면 복불고기다.
1인분 2만5천원이다.
빨갛게 양념돼 불판에 구워먹는데 하염없이 들어갈 정도로 맛있다.
다 먹은 뒤 밥을 볶아준다.
복요리를 좋아하는 일본사람들에게 접대하면 그만이겠구나 싶다.
반찬으로 놓치면 안되는 게 오징어 젓갈과 무나물이다.
달착지근하면서 매콤한 양념 맛이 밴 오징어 젓갈은 젓가락질을 멈추지 못하게 한다.
얼큰한 음식에 어울리도록 시원하게 만든 무나물은 2∼3접시를 거뜬히 먹어치우게 한다.
주인 박정숙씨(55)는 "재료비가 너무 많이 들지만 최상품의 재료를 아낌없이 쓰려고 한다.
이렇게 만든 양념을 손님들이 좋아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추석과 설 연휴만 빼곤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영업한다.
(02)414-7895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