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LG투자증권과 동원증권이 NHN의 평가를 놓고 맞붙었다. 기선을 잡은 쪽은 LG투자증권.이 증권사 이왕상 연구원은 지난 17일 NHN에 대해 "국내 웹게임 시장은 경쟁심화로 성숙기에 도달했지만 일본과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 잠재력은 높다"며 '매수'를 추천했다. 그러자 이틀 뒤인 19일 동원증권에서 반박 리포트를 내며 '매수'였던 투자의견을 오히려 '중립'으로 낮췄다. 이 증권사 구창근 연구원은 "최근 주가 급등으로 상승여력에 제한이 있다"면서 "해외시장에서의 성과가 좀더 가시화돼야 한다"고 맞섰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의 주요종목을 둘러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논리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한 증권사에서 리포트가 나오면 다른 쪽에서 곧바로 반박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기세싸움에서 밀리면 소속 증권사의 위신 추락은 물론 투자자의 항의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결사적이다. 이에 따라 해당 업체의 주가도 일희일비하고 있다. NHN은 '상승여력이 없다'는 동원증권 리포트가 직격탄이 돼 7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잘 나가던 지식발전소 주가도 신규 사업인 온라인게임 부문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SK증권의 보고서가 계기가 돼 지난주말 5일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지식발전소는 우리증권과 SK증권으로부터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증권은 지난 16일 "지식발전소가 인터넷포털업체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매수'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SK증권은 19일 "새로 진출한 게임사업의 전망이 불투명하다"며 '중립'의견으로 맞섰다. 연성PCB(인쇄회로기판)업체인 인터플렉스에 대해서도 '성장정체'와 '고성장지속'이라는 엇갈린 전망이 나왔다. 인터플렉스 평가를 놓고는 굿모닝신한증권과 삼성증권이 맞붙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휴대폰 고급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어 높은 시장지배력을 활용한 고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긍정론을 펴고 있다. 그러나 삼성증권은 "인터플렉스의 주력제품인 연성PCB보다는 경연성 PCB가 카메라폰에 광범위하게 사용될 전망"이라며 보수적인 접근을 권유했다. 웹젠에 대해서는 외국계 증권사들 간에 설전이 펼쳐지고 있다. UBS증권은 지난 12일 "웹젠의 게임인 '뮤'의 일본 상용화가 예상보다 호조인데다 중국의 해킹 문제도 진정되고 있다"며 '매수'의견을 제시했다. 그러자 JP모건은 같은 날 "중국에서의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주가가 부정적 반응을 보일 수 있다"며 '중립'의견을 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의 코스닥 이탈이 심화되면서 코스닥종목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상대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를 정면 반박하는 등 과감한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