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승용차전략을 고집해온 독일 BMW가 중·저가 승용차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BMW가 이번주 대중지향형 승용차인 '1 시리즈' 판매를 시작으로 중저가 시장 공략이라는 새로운 도박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BMW는 같은 독일 태생의 벤츠와 함께 세계 고급차 브랜드의 쌍두마차. 그러나 상용차 등 풀라인업을 구축한 벤츠와 달리 BMW는 오로지 고급 승용차 생산에만 주력해왔다. BMW가 첫 중저가모델로 내놓은 차량은 1천8백cc급 패밀리형 해치백 스타일로 간편성과 고품질을 추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80년대 선풍을 일으킨 폭스바겐의 '골프'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야심작이다. 골프는 해치백 스타일과 작은 몸집에 강력한 파워,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BMW는 이번 '1 시리즈'가 기존 5 및 7시리즈의 고급 브랜드처럼 높은 수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MW에서 중급인 기존 3시리즈의 플랫폼을 공유함으로써 개발비용이 적게 든데다,높은 브랜드 명성을 바탕으로 타사의 동급 모델보다 높은 가격(대당 1만7천유로)을 책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BMW가 브랜드 이미지의 손상과 가격인하 없이도 신형 중저가 모델의 대량 판매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라고 FT는 지적했다. 높은 마진을 유지하면서 판매량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르지만, 자칫 기존 인기모델인 3시리즈의 고객을 1시리즈로 돌리거나 최고급 모델인 5 및 7시리즈의 고객을 놓치는 이중의 우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이다. BMW는 1시리즈 판매목표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연산 15만대의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BMW의 총 판매량은 1백10만대에 달했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