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등장한 1천cc 승용차 모닝을 만났다.


기존 경차보다 10cm 넓어진 차체는 한층 여유있게 보였고 부드러우면서도 다부져 보이는 인상에서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범퍼 등을 큼지막하게 만들어 다부진 인상을 준다.


차 내부는 도저히 배기량 1.0ℓ 차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급 장비가 많다.


운전석과 조수석의 열선이 내장된 시트는 물론 시동을 끄면 자동으로 라이트가 꺼지는 배터리 세이버, 도난경보기 기능이 내장된 무선 리모컨 키 등 중형차 수준의 편의사양이 내장돼 있다.


전동 조절 사이드 미러라든가, 파워 윈도 등도 기대하지 않았던 장비들이다.


MP3 CD플레이어도 눈길을 끈다.


CD 한 장에 1백50∼2백곡까지 담을 수 있어 대여섯 시간은 족히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때도 한 장이면 충분하다.


폴더 단위로 관리가 가능하고 노래 이름이 창에 표시되기 때문에 원하는 곡을 쉽게 골라 들을 수 있다.


여유 있는 실내공간과 경차에 비해 좌우폭이 넓어진 편안한 시트도 모닝의 장점이다.


게다가 뒷좌석을 앞으로 완전히 접을 수 있어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앞좌석만 이용하고 화물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5도어 해치백 모델 타입의 실용적인 설계다.


기본 트렁크 용량은 1백57ℓ지만 이렇게 했을 경우 트렁크 용량은 8백63ℓ로 늘어난다.


운전자를 배려한 세심한 수납공간에는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수납공간을 찾는 재미가 있다고 할 만큼 27개나 되는 각종 수납공간이 이곳저곳에 자리하고 있다.


운전대 왼쪽에는 지갑이나 담배, 휴대전화를 놓기에 적당한 수납함이 있다.


운전석 머리 왼쪽에는 선글라스 함까지 있다.


게다가 운전석으로 약간 기울어진 센터페시아에는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는 바로 반응을 보인다.


핸들은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적당한 무게감을 주어 운전하기에 편하고 속도를 내도 떨림이 없다.


최고 시속이 1백40km대로 나와 있지만 고속도로에서 밟아보니 평지에서는 1백60km 가까이까지 나왔다.


15인치 알루미늄휠은 차체를 안정적으로 잡아줬다.


모닝의 또 다른 장점은 경차에서는 볼 수 없었던 조수석 에어백이나 ABS 대형 브레이크 디스크.


급하게 밟는다 싶어도 밀리지 않고 원하는 위치에 차를 세워준다.


물론 1천cc라는 엔진의 한계는 분명 있다.


특히 경사진 언덕길에서는 힘이 떨어지고 소음도 커진다.


승차감 역시 다소 딱딱한 편이다.


스프링 자체의 유연함보다는 기동성을 높이기 위한 설정 때문이다.


뒷좌석도 어른이 앉기에는 좁은 편이다.


시승을 마치고 주유계를 살펴봤다.


3백여km를 뛰었는 데도 주유계의 눈금은 반 정도 줄었다.


준중형차에 비해 확실히 경제성은 높은 편이다.


모닝의 연비는 18.3km/ℓ로 국내 최고 수준이지만 이는 수동기어 조작 기준이다.


오토미션인 경우 15.5km/ℓ로 떨어진다.


모닝은 등록세와 취득세가 면제되는 경차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풍부한 중형급 세단의 편의사양과 안전장치, 경차 수준의 유지비와 기동성을 구현했다는 점은 분명 매력 포인트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