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전원생활을 동경하던 대기업 임원 K씨. 그는 지난 주말 친분이 있는 전원주택 개발업체 소개로 경기도 양평군 북한강변에 있는 전원주택지를 답사했다. 그 땅은 K씨가 평소 꿈에 그리던 전원주택지 그 자체였다. 우선 북한강 조망이 최상급이었다. 청평호반이 한눈에 들어왔다. 또 서울∼춘천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서울에서 40분이면 갈 수있는 거리였다. 어렵다는 건축허가도 이미 받아놓은 상태였다. 그러나 산을 깎아 집터를 만들어야 한다는게 마음에 걸렸다. 혹시나 토목공사를 하고 나면 조망이 나빠지지 않는지,토목공사로 저지대가 확실히 메워지는지 등이 걱정됐다. 전원주택 개발업체는 토목공사를 끝내면 오히려 조망권이 극대화 된다고 자신했다. K씨는 그러나 토목공사 이후의 모습을 보지 않고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들었다. K씨 같은 반응은 초보 투자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초보 투자자들은 인간의 오감중 '시각'에 가장 의존한다. 오직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다. 개발 이후의 모습을 상상하지 못한다. 그래서 과감하게 행동하지 못한다. 그러나 고수들은 다르다. 상상력을 발휘한다. 개발 이후의 모습을 찬찬히 머리속에 그려본다. 그리고 '이거다' 싶으면 과감하게 베팅한다. 상상력 부재가 땅값에 미치는 영향은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제2강화대교가 대표적인 예다. 제2강화대교 주변지역 땅값은 계획발표 시점에도 올랐지만 정작 개통 이후에 더 크게 올랐다. 사람들은 다리가 개통된다는 것은 알지만 눈으로 보기 전에는 소극적이다. 그래서 개통시점에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서해안고속도로 경부고속철도 등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아산 천안 오송 등의 땅값이 실제로 크게 오른 것은 건설공사가 모두 끝나고 개통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다. 투자는 상상력이다. 신도시든 고속철도든 완성된 모습을 미리 머리 속으로 그리고 한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다만 제대로 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황당한 상상이면 오히려 악이 된다. 그러나 도로 및 신도시 건설 등의 상상은 조금만 신경쓰면 충분히 가능하다. 도움말 임달호 현도컨설팅대표 (02)2009-3622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