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기다렸다 홈쇼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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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의 약세 속에서도 LG홈쇼핑과 CJ홈쇼핑의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
방송법개정에 따라 지분한도가 33%에서 49%로 확대되면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창사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등 "실적 쇼크"의 여파로 단기급락했다는 점도 이들에 대한 투자매력을 높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지분한도 확대는 국내 기관과 개인투자자의 매수세를 유인할 수 있는 호재로 보고 있다.
그러나 수급여건 호전에도 불구하고 실적 등 펀더멘털 개선은 여전히 불투명한 만큼 실적 개선 여부를 지켜보는 신중한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22일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상위종목이 대부분 하락한 가운데 홈쇼핑주의 상승세가 단연 돋보였다.
LG홈쇼핑 주가는 지난 주말보다 2천4백원(5.04%) 상승한 5만원에 장을 마쳤다.
CJ홈쇼핑은 5백50원(1.21%) 오른 4만5천8백50원에 마감됐다.
이로써 두 회사 모두 지난 17일부터 나흘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홈쇼핑주를 밀어올린 주체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이날 LG홈쇼핑을 19억원어치(3만9천여주) 순매수했다.
LG홈쇼핑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이미 지난 9일 32.99%를 기록,사실상 한도(33%)를 채운 상태였다.
지난 주말까지 8일 연속 매매가 없었던 외국인은 이날 지분한도가 확대되자마자 순매수에 나서 지분율을 33.60%로 높였다.
CJ홈쇼핑에도 지난 18일부터 사흘 연속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다.
외국인은 이날 CJ홈쇼핑을 4억원어치(9천여주) 사들여 지분율을 32.87%로 끌어올렸다.
반면 한빛아이앤비 큐릭스 씨씨에스 디씨씨 등 유선방송사업자(SO)에 대한 외국인 투자한도도 이날부터 49%로 늘었지만 외국인은 이들 업체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수급여건 개선으로 홈쇼핑업체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추세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실적 개선이 가시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석필 우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지분한도확대 이전부터 홈쇼핑업체에 대한 지분한도를 대부분 채워놓은 상태였다"면서 "당분간 지속적으로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영아 삼성증권 연구원은 "홈쇼핑업체에 대한 외국인지분 한도가 꽉 찼다는 이유로 그동안 국내 기관이나 개인도 매수를 주저했었다"면서 "외국인의 매수여력이 늘어남에 따라 기관과 개인도 관망세에서 벗어나 매수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그러나 "외국인 지분한도 확대와 회사의 본질적인 가치는 관계가 없고 실적 회복도 가시화되지는 않고 있다"며 두 회사에 대해 '중립'의견을 내놓았다.
박종렬 교보증권 연구원도 단기적인 수급여건 개선이 본격적인 주가 상승(랠리)으로 이어지기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롯데나 신세계의 진입 가능성과 유가급등에 따른 물가부담,정치권의 불안,대기업의 설비투자및 고용부진 등을 감안하면 홈쇼핑업체의 영업환경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