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2억2천만달러 규모의 이라크 재건사업을 수주하면서 그동안 물밑에서 추진돼 온 정부와 건설업계의 '민·관합동 수주전'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정부와 업계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우리 업체들의 이라크 전후복구사업 진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민간업계는 긴밀한 협조 체제 구축에 이어 후속 수주 전략 마련에 본격 착수키로 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22일 "이번 수주는 제2의 중동 건설붐 조성 등 해외건설 수주 확대 및 우리군의 추가 파병과 관련해 매우 의미있는 성과"라며 "우리 건설업체의 이라크 재건사업 참여 확대와 미수금 회수 등을 위한 각종 지원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건교부는 우선 전후복구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공무원 등 이라크 정부인사들과 우호관계를 공고히 하는 한편 이라크 주재 한국대사관에 건설교통관을 파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특히 학교 병원 직업훈련원 등 한국군 주둔지역의 인도적 사업을 우리 정부자금으로 추진하는 대신 공사는 국내 업체가 수행하는 방안을 강구하고,발주처인 PMO(이라크 재건사업시행위원회)에도 공무원 파견을 추진 중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건설업체들의 이라크 전후복구사업 참여폭을 넓히기 위한 방안과 함께 이라크 공사현장 및 근로자에 대한 테러방지 대책도 철저히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발맞춰 건설업계도 이라크 재건사업 참여를 위한 공사 수주전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경우 이번 수주와 별도로 샤트 알 아랍 준설공사와 발전소 개보수사업 부문 등에서 향후 1억6천만달러 상당의 추가 수주가 유력시 되고 있다. 더욱이 향후 5년간 미국이 투입할 1백84억달러 규모의 재건사업에도 미국 업체들과 공동으로 참여하고 일본이 지원할 50억달러 규모의 재건공사에도 참여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SK건설은 현재 1억달러 규모의 바그다드 석유화학플랜트 입찰에 참여 중이며 두산중공업은 전력부문 재건사업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범양건영삼환기업 경남기업 삼부토건 등도 이라크 시장 공략을 위해 최근 현지에 조사단을 파견했다. 경남기업은 현대건설에 이어 조만간 바그다드에 현지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한편 올들어 해외건설 수주액은 이달 현재 11억7천4백만달러(21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금액 기준으로 2배 안팎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