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이 네번째 매각 시도에 나선다. 이번 매각에는 지난해 최종 인수계약까지 맺었다가 실패했던 AK캐피탈은 물론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 동국제강 등 철강업계의 내로라는 업체들까지 대거 참여,한보철강의 '주인 찾기'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동국제강은 22일 공시를 통해 한보철강의 매각 입찰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도 인수전 참여의 뜻을 밝히고 있고 AK캐피탈 세아제강 한국철강 등도 적극 입찰에 참여할 태세여서 이미 인수전에 뛰어든 INI스틸 현대하이스코현대차그룹 계열사들과 더불어 인수전은 초반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한보철강은 생산시설별로 쪼개 파는 부분매각이 아니라 가동 중인 A지구와 건설이 중단된 B지구를 일괄매각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어 업체간 짝짓기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수의지 강한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INI스틸과 현대하이스코가 공동으로 인수를 추진키로 했다. 지난 주 매각 추진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최근 비공식 조직을 꾸려 인수채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자동차용 냉연강판 설비증설을 추진 중인 현대하이스코가 한보철강 B지구를,철근 생산업체인 INI스틸이 A지구를 나눠갖는 방식이다. 현대하이스코 관계자는 "한보철강 B지구 가운데서도 용융아연도금강판 생산라인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순천공장에 신규 설비 증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보철강을 인수할 경우 가격이나 공정 기간면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포스코-동국제강 연합하나 동국제강은 '현대차그룹 컨소시엄'에 맞서 포스코와 제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INI스틸이 한보철강을 인수할 경우 국내 철근시장 점유율이 44%에 달해 위협을 당할 것으로 보고 맞불 작전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동국제강은 한보철강을 인수하면 철근시장에서 INI스틸과 비슷한 수준에 올라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포스코도 현대차그룹이 핫코일 생산능력을 갖출 경우 국내 독주체제가 붕괴될 것을 우려해 한보철강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업계에서 논의가 있거나 정부차원에서 요청이 있을 경우 뒤로 빠져있을 수는 없다"고 말해 컨소시엄 제안이 오면 공동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AK캐피탈 "이번엔 반드시" 지난해 막바지에 인수에 실패한 AK캐피탈측은 다시 인수 의지를 다지고 있다. AK캐피탈 컨소시엄의 주력업체인 중후산업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 파트너의 참여가 업체 사정으로 늦어졌는데 채권단이 3∼4일을 기다려주지 않아 억울하게 인수에 실패했다"며 "올해는 해외 파트너들의 관심도 높아 인수전에 반드시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중후산업측은 지난번 인수전에 동참했던 군인공제회 등과 접촉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세아제강도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세아홀딩스 관계자는 "핫코일 등 원료공급에서 우대해준다는 조건으로 5% 정도 지분참여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1년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한국철강 관계자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해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