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의 전초전 성격인 현대상선 주총이 23일 오전 9시 서울시 종로구 적선동 현대상선 본사 1층 강당에서 개최된다. 이와 관련,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현대백화점 현대건설 현대자동차 등 이른바 범(汎)현대가 기업들이 22일 사실상 중립을 선언,주총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현대상선 주총의 최대 쟁점은 재무제표 승인 안건과 임원선임 안건 등 두가지이다. 금강고려화학(KCC)은 우선 재무제표 승인 안건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 분명하다. KCC는 지난 15일 현대상선의 분식의혹을 제기했으며 금융감독원도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임원선임 안건의 경우 분쟁 당사자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정몽진 KCC 회장이 등기이사 한 자리를 놓고 격돌한다. 양측은 보유지분 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전날까지 의결권 확보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했다. 현대상선 지분율은 △현 회장측 17.99% △정 회장측 6.93% △현대건설 8.69% △현대백화점 2.31% △현대차 0.55% 등이다. 정 회장측은 우호지분(소액주주 포함)을 합쳐 20% 이상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회장측도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백화점은 의결권 행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현대자동차도 중립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 경영권 향방은 주총이 끝나기 전까지는 예측불허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대가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3주기를 맞아 지난 20일 정 명예회장의 청운동 자택 제사에 참석했으나 경영권 분쟁에 대해선 특별한 대화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현대건설은 현대상선 보유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