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보다 편안한 회사,일하고 싶은 회사,직장은 제2의 가정이라는 것을 경영의 기본 이념으로 삼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노사협력과 생산성이 뛰어난 기업에 주는 '보람의 일터' 대상을 받은 이성우 삼진제약 사장은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삼진제약은 투명한 경영시스템과 노사신뢰를 바탕으로 지난 68년 회사창립 이래 단 한 차례의 노사 분규도 겪지 않았다. 임금인상 안을 정하는 독특한 시스템이 그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일반적인 사업장의 경우 노조가 회사측에 임금인상안을 내놓고 협상하는 데 비해 삼진제약은 회사측이 매년 초 노조에 임금인상안을 제시한다. 회사측이 전년도 물가상승률과 올해 추정치를 감안해 임금인상률을 정하면 노조는 이 안을 놓고 의견을 수렴해 조정한다. 98년부터 올해까지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2002년 12%,2003년 8%,올해 10%의 임금인상 안을 회사 측이 제의했으며 노조는 이를 받아들였다. 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 인상률이다. 삼진제약은 노사신뢰를 바탕으로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2001년 5백75억원,2002년 7백27억원,지난해 8백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목표는 1천억원이다. 삼진제약은 앞으로 국내외 바이오연구소들과 공동연구로 항암제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해 제약업계의 리더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이 사장는 30년을 삼진제약과 함께 한 정통 영업맨 출신이다. 그는 중앙대 약대를 졸업한 뒤 74년 삼진제약에 입사,영업분야에서 근무해 왔으며 2001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삼진제약은 게보린(해열진통제),오스테민(관절염 치료제) 등 1백50여개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제가 입사한 지 3년 만인 77년 삼진제약은 경제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 해 3월에 대그룹도 생각하지 못하던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한 것이죠." 이 사장은 이 때 사원을 자기 식구처럼 돌보는 최고경영자(CEO)의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으며 CEO가 된 후 그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이 사장은 "언제나 신바람나는 직장,한국에서 가장 근무하고 싶어하는 직장을 만드는 데 더욱 힘쓸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