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캠코더 사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올해 23%까지 높이기로 하는 등 일본 소니와 '양강(兩强)체제' 구축에 나섰다. 매출 목표도 1조원으로 잡았다. 삼성전자 유병률 디지털비디오 사업부장(전무)은 23일 "올해 1천3백40만대로 예상되는 세계 캠코더 시장에서 3백만대 이상을 판매해 JVC를 제치고 세계 2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쟁 상대는 소니 삼성전자는 국내 유일의 캠코더 생산업체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캠코더를 만드는 업체는 소니 JVC 마쓰시타 히타치 산요 캐논 등 모두 일본 메이커. 삼성은 일본업체의 철옹성이던 캠코더 세계 시장에서 약진을 거듭,지난해 18%의 시장점유율로 소니(38%)와 JVC(20%)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국내시장에서는 34%의 점유율로 소니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작년 매출액은 7천억원 가량. 삼성전자는 올해 JVC를 제치고 소니와 함께 캠코더 부문에서 양대산맥으로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기로 했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쇼(CES)에서 시장판도를 변화시킬 혁신제품으로 인정받았던 '듀오캠' 후속 모델을 4월께 내놓을 예정이다. 크기를 담뱃갑 정도로 줄이고 모바일 기능을 강화한 일명 '스마트캠'을 하반기에 선보이기로 했다. 디지털 캠코더의 비중도 지난해 50%에서 올해는 70%까지 늘려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미운 오리새끼' 탈출 삼성전자는 지난 89년 8mm 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캠코더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2000년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외환위기 때는 사업철수까지 검토했었다. 당시 LG전자와 대우전자는 차례로 캠코더 사업을 접었다. 대규모 투자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일본 선두권 업체들에 비해 한참 뒤처진 기술력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반대의 선택을 했다. 윤종용 부회장은 당시 "광학 메커닉스 일렉트로닉스의 3가지 기술을 모두 요구하는 제품은 캠코더 뿐"이라며 기술 확보를 위해서라도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번 원천기술을 잃어버리면 다시는 경쟁에 뛰어들 수 없다는 생각에서 였다. 이후 삼성전자는 각고의 노력을 거듭한 결과 2001년 캠코더 사업에서 첫 흑자를 낸 데 이어 2002년에는 누적 적자를 상쇄할 정도의 이익을 거뒀다. 지난해에도 이 사업에서 영업이익률 10%를 기록했다. 유 전무는 "신규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생산·판매·마케팅 역량을 총 동원해 국내시장 점유율 50%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