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노후 아파트 단지의 리모델링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최초의 단지 단위 리모델링사업으로 추진 중인 서울 서초구 방배궁전아파트가 최근 건축심의를 받은 것을 비롯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단지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이 시공하는 방배궁전아파트(2백16가구)는 지난 23일 서초구청에서 리모델링 건축심의를 최종 통과했다. 이에 따라 쌍용측은 이 아파트에 대한 리모델링 공사를 연내에 착수할 계획이다. 쌍용측 계획에 따르면 31평형과 39평형은 리모델링을 통해 복도까지 면적을 확장하게 된다. 따라서 가구별로 면적이 6∼7평 늘어나며 51평형은 5∼6평의 면적확장과 함께 가변형 벽체와 파우더룸,보조주방 등이 설치된다. 방배궁전아파트 인근에서 96가구짜리 1개동(14동)에 대한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 중인 서초삼호아파트 역시 최근 주민이주를 시작했다. 평당 2백만원가량의 건축비를 들여 리모델링하는 이 아파트는 53평형짜리가 8평 정도 늘어난 60평형대로 확장된다. 이밖에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아파트1차(3백22가구) 역시 지난달 LG건설을 우선협상 대상 시공사로 선정했다. LG측은 오는 8월께 건축심의에 들어가 내년 초부터 이주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업계는 "한때 '재건축의 대안' 정도로만 여겨졌던 리모델링 사업이 대세로 부상하는 분위기"라며 놀라워하고 있다. 쌍용건설 리모델링사업부의 양영규 과장은 "강남구와 서초구 등 강남권에서 시공사 선정작업 등 리모델링 사업이 구체화되고 있는 단지는 현재 5∼6군데에 이른다"며 "이 가운데는 '9백여가구 규모의 단지 전체를 리모델링하겠다'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양 과장은 "궁전아파트가 위치한 방배동 일대는 거의 모든 단지가 리모델링으로 사업방향을 튼 것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주요 리모델링 단지들의 시세는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압구정 미성아파트는 강세다. 복도식 34평형짜리가 50평 규모로 평수가 넓어지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강을 바라보는 34평형짜리 1개동의 경우 최근 로열층이 7억8천만원에 팔렸다. 하지만 방배동 일대는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10·29대책 이전에 5억원을 웃돌았던 31평형이 최근에는 4억8천만원선에서 매물로 나오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