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권의 채권형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 경쟁 상품인 은행권 정기예금(1년) 금리보다 2~3%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지난 2월 이후 채권 금리가 하락세(채권값 상승)를 보이면서 펀드에 들어 있는 채권 가격이 상승,평가차익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4일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올들어 투신권의 채권형펀드 평균수익률은 지난 23일까지 연 6.48%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만기가 1년 이상인 장기 채권형펀드 수익률은 연 7.78%나 된다. 6개월 이상인 중기형도 연 6.68%에 이르고 있다. 은행권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현재 연 4.15%인 점을 감안하면 채권형펀드 수익률이 2∼3%포인트 이상 높은 셈이다. 이재순 제로인 비계량평가팀장은 "작년엔 정기예금 금리보다 낮았던 채권형펀드 운용수익률이 올들어 크게 높아졌다"며 "보수적인 투자자들이 은행에서 간접투자상품으로 발길을 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올들어 계속 감소세를 보였던 장기 채권형펀드 수탁고(펀드 판매액)는 지난 2월말 이후 1조1천억원 가량 증가했다. 이처럼 채권형펀드 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채권 금리가 지난 2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 4.8%였던 국고3년물 금리는 2월6일 4.94%까지 오른 뒤 반락,현재 4.4%대까지 떨어졌다. 김범중 대우증권 채권파트장은 "미국 금리(10년물 국채)가 '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우려로 연초 연 4.38%였던 것이 현재 3.72%로 떨어졌다"며 "여기에 한국 정부가 1분기 재정지출을 늘린 결과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져 채권 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달 들어선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 △세계 테러위협 확산 △대만 정치불안 △중동 불안 등 '지정학적 위험'이 불거지며 안전자산인 채권 선호현상이 더 강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채권 금리가 4월 중순까지는 현재처럼 낮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파트장은 "4월 초·중순에는 미국 3월 고용지표 발표에다 국내 기업들의 배당금과 법인세 자금수요가 발생하고 총선도 예정돼 있어 채권 금리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