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여의도 '시티파크'모델하우스 안은 예상과 달리 한산했다. 하루종일 발디딜 틈이 없었던 지난 23일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물론 모델하우스 앞에 장사진을 이뤘던 수백m의 대기행렬도 사라졌다. 대신 서울과 수도권 전역의 청약 창구(한미은행 지점)는 길게 늘어진 청약행렬로 하루종일 몸살을 앓았다. 시공사 관계자는 "주상복합 하나에 전 국민의 이목이 쏠린 건 한 마디로 '광풍'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혀를 찼다. ◆문의 대신 항의전화 쏟아져 그동안 시타파크에 대한 궁금증과 관련한 문의로 상담원들은 전화기를 귀에서 떼지 못했다. 하지만 청약 마지막날인 24일 전화 내용이 1백80도 달라졌다. 청약 대기시간이 4~5시간을 넘어가자 모델하우스로 항의전화가 쏟아진 것. 모델하우스 관계자는 "새벽부터 줄을 서야 하는 불편함으로 인해 고객들의 불만 전화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 소재 청약신청자들은 인터넷으로 청약하거나 아예 수도권 한미은행을 찾아 원정에 나서기도 했다. 일부 지점에서는 23일 밤부터 줄을 서는 풍경도 연출됐다. ◆인터넷 검색 순위도 급등 최근 인터넷 검색어 순위에서 시티파크와 한미은행이 약진했다. 투자자들이 시티파크 청약과 관련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 검색엔진에 두 단어를 입력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이후 시티파크 홈페이지는 폭주하는 트래픽(접속량)으로 다운되기 일쑤였다. 특히 23일에는 34만명의 네티즌이 시티파크 홈페이지를 찾았다. 홈쇼핑 등의 회선속도(대역폭)가 5∼7메가인데 비해 시티파크 회선속도는 50메가로 대용량이었음에도 속수무책이었다. 오는 30일 당첨자 발표 때 서버는 또한번 홍역을 치를 전망이다. ◆모델하우스 내 인력만 1백50명 모델하우스에는 도우미와 경호원 상담원 등 1백50명의 인원이 투입됐다. 20명의 도우미들은 모두 목이 쉬었다. 35명의 경호원 중 일부는 마포 등 청약행렬로 혼잡한 한미은행 지점으로 파견되기도 했다. 모델하우스 내 관계자는 "쏟아지는 인파로 슬리퍼 정리가 불가능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타 건설사 직원도 대거 방문 시티파크 모델하우스는 타 건설사 분양담당 직원들의 견학코스가 돼 버렸다. 시공사인 대우와 롯데 임직원들은 물론 다른 건설업체 관계자도 빠지지 않고 모델하우스를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시티파크의 마케팅 전략과 소비자들의 반응 등을 집중적으로 적어갔다. 한 건설업체 분양팀장은 "이번 청약과열의 원인이 뭐고 이 같은 인기 비결이 어디서 나왔는지 파악하기 위해 임원들을 모시고 왔다"고 말했다. ◆시티파크 주변 단지들 후광효과 누려 최근 용산 일대에서 공급된 아파트 보유자들은 중개업소들의 매도 권유에도 불구하고 분양권을 지키고 있다. 시티파크보다 저렴하게 공급돼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시티파크로 갈아탈 조짐이다. 기존 분양권을 팔고 시티파크 분양권을 매입하겠다는 투자자들이다. 용산 한강로3가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변 주상복합 분양권이 시티파크 후광효과를 입어 최근 한달간 3천만원 이상 올랐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