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 시티파크 청약 狂風] 청약마감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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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의 한미은행 본점.
점포 입구에 있는 대기순번표 발행기는 작동을 멈춘 지 오래다.
"시티파크 청약 대기자수가 이미 2천명을 넘어서 대기순번표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게 직원의 얘기다.
점포안은 3백명이 넘는 사람들로 가득차 마치 '시장판'을 연상케 했다.
○…시티파크 청약에 8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리자 한미은행은 '표정관리'에 나서고 있다.
"혹시 은행이 부동산 투기를 부추겼다는 비난여론을 받을까 우려하고 있다"는 게 은행측 관계자의 전언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이번 청약성공에 따른 '짭짤한 수익'과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홍보효과'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미은행이 10일 정도 청약금을 자체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콜론으로만 운용해도 대략 80억원(8조원 운용시)의 수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은행측은 또 "수만명의 청약자들이 한미은행 지점을 찾은데 따른 홍보효과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득"이라고 평가했다.
○…한미은행 각 점포에 청약신청자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청약접수 지연사태가 발생하는 등 고객들의 불편도 컸다.
한미은행의 수도권 지점수가 국민은행이나 우리은행 등 대형 은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4시간째 청약접수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는 한 청약 접수자는 "왜 하필 지점수가 적은 한미은행에서만 청약을 받는지 모르겠다"며 "한미은행 점포를 찾아 다니느라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시티파크 청약증거금을 빌려주겠다는 대금업체들의 대출영업도 치열했다.
대금업체들은 이메일과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3천만원까지 신용으로 빌려주겠다'는 '스팸성 메시지'를 무작위로 발송했다.
한 청약접수자는 "오늘 하룻동안 휴대폰으로 받은 대출광고 메시지가 3건"이라며 "월 1%에 빌려준다는 광고를 보고 대출을 신청할까 망설였지만 뭔가 믿기지 않아 현금서비스를 받아 청약증거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대금업체들은 '월 이자 1%'라고 광고한 뒤 3∼5%에 이르는 취급수수료(대출시 떼는 선이자)를 요구하는 등 불법대출 영업도 활개쳤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