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임원을 사칭하는 금융 사기꾼이 출현해 외환은행이 고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25일 외환은행에 따르면 최근 이 은행 감사를 사칭한 '이상덕'이라는 인물이 외국기업 대표와 국내 기업의 해외주재원들에게 은밀히 e메일을 보내 외환은행에 예치된 거액의 외화자금을 함께 빼돌리자고 제의하고 있다는 것. 이같은 사실은 e메일을 받은 사람들로부터 제보를 받은 국가정보원이 외환은행에 확인을 요청함으로써 밝혀졌다. '이상덕'은 e메일에서 "유럽 석유컨설팅 회사에 근무했던 '데이비드 무어(David Moore)'라는 사람이 외환은행에 4천5백만달러를 예치한 후 최근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는데 유언을 전혀 남기지 않았고 상속인도 없어 만기 5년 경과시 해당 예금이 한국정부의 국고에 귀속될 처지"라며 "예금주의 친척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꾸미는데 협조해주면 20%의 수수료를 지급하겠다"고 제의하고 있다. 이어 "비밀을 유지하고 전화번호 등 개인연락처를 보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은 "현재 은행 직제상 감사라는 직위 자체가 없고 e메일에 언급된 4천5백만달러의 예금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상덕의 정확한 의도는 확인할 수 없지만 사기행각을 꾸미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