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교원 임용시험에서 사범대 졸업생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25일 내렸다. 이에 따라 굳이 사범대를 나오지 않아도 교직 과정만 이수하면 교원임용에 전혀 불이익이 없게 돼 사범대 교수와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 16개 시ㆍ도 교육청은 지난 91년부터 해당 지역 출신 사범대 졸업자가 임용시험에 응시하면 1차 시험에서 5% 가량의 가산점을 부여해 왔다. 가산점 부여는 위헌 =헌재 전원재판부(주심 송인준 재판관)는 '교원 임용고사에서 사범계 대학 졸업생에게만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정모씨가 낸 헌법소원 심판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교육공무원법 제11조 2항은 시험과목이나 배점, 절차 등을 위임한 조항으로 가산점 부여는 법률적 근거가 없다"며 "가산점에서 제외된 응시자의 공무담임권을 제한하고 일부 특정집단만 우대한다는 점에서 위헌"이라고 밝혔다. 또 '복수전공 및 부전공 가산점'에 대해서도 "복수ㆍ부전공 가산점을 받은 응시자가 복수 교과목을 전문성있게 가르칠 능력을 갖췄는지에 대한 근거가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2001년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같은해 대전시 중등교사 임용시험을 본 정씨는 사범대 졸업생에게 가산점을 주는 규정이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사범대 교수ㆍ학생 반발 =헌재 결정 직후 사범대생들은 연합투쟁기구 결성을 준비하는 등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국국립사범대학생연합과 전국교육대학대표자협의회, 서울지역사범대대표자협의회 등 3개 단체는 헌재 결정과 관련, 오는 29일 대책회의를 갖고 구체적인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현재 전국 40개 사범대와 57개 교육과에 5만2천여명 가량의 사범대생이 재학 중이다. 한용환 동국대 사범대 학장은 "사범대 학생의 사회 진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양질의 교사를 배출해온 사범대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아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교총도 성명을 내 "가산점 폐지는 사범대 존립을 불가능하게 하고 우수한 인재를 교직에 유치하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가산점 91년부터 적용 =교육부는 지난 91년 사범대 육성을 위해 초ㆍ중등 교원임용시험때 사범대ㆍ교대 졸업자에게 1차 시험성적 만점(1백점)의 10% 범위 내에서 가산점을 줄 수 있게 했다. 특히 서울 등 대도시에 임용 대상자들이 몰려 수급불균형이 나타나자 2002년부터 시ㆍ도교육청 지역의 사대 졸업자가 해당 지역 임용고시에 응시했을 때만 2.5~5점을 줘 지역가산점으로 불려왔다. 그동안 임용시험에서는 1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가산점 때문에 근소한 점수차로 떨어졌다며 불합격 취소를 청구하는 유사 소송도 잇따를 전망이다. 김현석ㆍ이태명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