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65개 코스닥기업의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26일.이날 가장 관심을 끈 주총은 단연 웹젠 한림창투 아이콜스 등 세 곳이었다. 이들은 적대적 M&A(인수ㆍ합병)나 경영권 분쟁으로 큰 관심을 모았던 기업들이다. 주총 결과는 '3인3색'이었다. 웹젠은 경영권 공방세력 간 대립각이 선명하게 부각된 반면 한림창투는 양측이 각각 '절반의 승리'를 챙겼다. 아이콜스는 적대적 M&A세력 측이 일단 기선을 제압했다. ◆ 웹젠 =창업주 겸 최대주주인 이수영 전 사장의 현 경영진 퇴진 요구가 가장 큰 쟁점이었다. 이 전 사장은 자신의 해임이 부당하다는 점과 나스닥 상장으로 주식가치가 희석됐다는 점을 부각시킨데 반해 김남주 현 사장은 성장을 위해 나스닥 상장은 적절한 조치였다고 응수했다. 하지만 이 사안은 이날 주총의 정식 안건이 아니어서 양측의 설전만으로 끝났다. 정식 안건인 사외이사 선임에서는 회사측이 승리했다. 이 전 사장이 시간을 두고 적임자를 찾아 향후 임시주총에서 선임하자는 수정안을 내면서 표결이 이뤄졌으나 부결돼 회사측 원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임원보수 한도를 지난해 16억원에서 올해 22억원으로 높이려던 회사측 계획은 이 전 사장 등의 반발로 원안보다 4억원 줄어든 18억원으로 낮아졌다. 한편 웹젠은 이날 주총 후 이사회를 소집, 자사주 취득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한림창투 =소액주주의 경영 참여 요구로 화제가 됐던 이날 주총에선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4천2백91만주중 72.9%인 3천1백29만주가 참석, 열기를 띠었다. 최대 쟁점인 이사진 선임에선 대주주인 KTH측이 추천한 조효승 김상욱 문종국씨가 선임됐다. 그러나 신임감사에는 소액주주측이 추천한 문병권씨가 뽑혔다. 대표이사로 내정된 조효승씨는 "양측이 불만 없이 이사진과 감사를 나눠 가진 셈"이라고 평가했다. 회사측은 또 소액주주 요구를 받아들여 매년 배당가능이익의 10%를 의무적으로 배당하는 조항도 만들었다. 다만 새 임원진의 경영실적에 따라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소액주주측을 대표한 천경득 변호사는 "향후 소액주주 연대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아직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 아이콜스 =회사측이 장외기업인 비투비인터넷의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 신설하려던 이사수 제한 안건이 부결됐다. 회사측은 당초 현재 '3명 이상'으로 돼 있는 이사 수를 '3명 이상 6명 이내'로 바꾸는 정관변경안을 상정했다. 아이콜스는 현재 6명의 이사가 활동하고 있어 정관변경안이 통과될 경우 비투비인터넷이 '자기 사람'으로 새로운 이사를 선임하기가 힘들어진다. 아이콜스 관계자는 "비투비인터넷측이 출석주식의 3분의 1 이상에 대해 의결권을 위임받아 정관변경을 반대해 이사수 제한 안건이 무산됐다"고 말했다. 박영태ㆍ주용석ㆍ서욱진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