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26일 저녁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조순형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다. 이에 조 대표측은 사퇴불가에 무게를 실으면서 추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섬에 따라 민주당 사태가 수습이 어려운 쪽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 추미애, 조 대표 사퇴 촉구 =추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탄핵으로 인해 직무정지가 돼있다. 조 대표도 헌재의 결론이 나올 때까지 스스로 직무정지해야 한다"며 "조 대표는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민주당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한ㆍ민공조를 한 것은 잘못"이라며 "민주당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실종시킨데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특히 "법리상 가부를 떠나 대통령 탄핵의 수단이 한ㆍ민 공조라는 것과 지지자의 뜻을 읽지 못한 것에 깊이 반성하고 사과한다"며 "이를 주도한 사람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의원은 이어 "탈당은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조 대표가 결단만 내려준다면 선대위원장이 단독이든, 공동이든 문제될게 없다"고 밝혔다. 추 의원을 지지하는 총선출마자 97명은 이날 밤 조 대표 퇴진과 비상대책위 구성을 촉구하고 전체 공천자의 공천반납을 추진키로 했다. 앞서 설훈 의원은 27일 정오까지 조 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탈당하겠다고 밝혔고 고진부 의원은 이날 불출마를 선언했다. ◆ 조 대표측 반발 =오전까지만해 도 사퇴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였다. 강운태 전 사무총장은 "조 대표는 자리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지 깊은 고뇌에 빠져 있다"고 사퇴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렇지만 추 의원 회견 후 "원칙없는 사퇴는 할 수 없다"는 강경론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조 대표측의 이승희 대변인은 "추 의원은 탄핵소추안 작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추 의원은 위선적 가면을 벗고 다른 사람에게 비판적 책임을 묻기 전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할 때"라고 공격했다. 사실상 추 의원의 사퇴요구를 일축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측이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그만큼 희박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자신에 대한 퇴진이 당내 대세로 굳어지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전격 사퇴할 가능성은 없지 않다. 조 대표 성격상 대표직을 떠날 경우 아예 정계를 은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창ㆍ최명진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