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비례대표 선정작업이 27일 후보군발표를 앞두고 마지막 진통을 겪었다. 비례대표 후보 선정의 원칙과 기준에 대해 개혁성향 그룹이 이의를 제기, 보수적인 지도부와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밤새 격론과 줄다리기가 계속됐다는후문이다. 26일 밤 여의도 모처에서 소집된 상임중앙위원회는 정동영(鄭東泳) 의장 등 참석자들이 40명의 후보명단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일 정도로 산고(産苦)에 산고를 겪었다. 김태랑 조직본부장 등 전국구 의원을 지낸 일부 고위 당직자가 명단에서 빠졌다는 소문이 나도는 가운데 지도부의 배려로 안정권 배치가 유력시됐던 몇몇 후보가탈락했다가 구제됐다는 미확인 전언이 회의장 밖으로 흘러나오면서 긴장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이같은 막바지 진통은 비례대표 선정과 관련한 `특혜'에 대해 개혁그룹이 거부감을 표시하며 제동을 건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지도부 공천 몫인 전략후보 12명 이내에 들 것으로 예상됐던정덕구 전 산업자원 장관과 김명자 전 환경 장관이 "장관을 지낸 사람에게 기득권을줄 수 없다"는 개혁그룹의 반발로 "뒤로 밀렸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한 핵심 인사는 "개혁쇄신의 목소리가 강하게 흘러나오면서 보수세력이 방어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상임중앙위는 일단 27일 오전 회의를 속개, 최종 의견조율을 거쳐 40명의 후보명단을 확정한 뒤 비례대표선정위 전체회의를 갖고 이를 공개하기로 했다. 지도부는 40명 중 9~10명을 골라내고 외부인사 2~3명을 추가, 모두 12명을 전략후보로 정해 상위순번에 배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하지 않은 외부인사가 일부 포함되기때문에 기존 40명의 명단에서 같은 수 만큼 빠질 수 밖에 없다"고 말해 막판 후보교체를 기정사실화했다. 전략후보 12명 외 나머지 28명의 순위는 29일 실시되는 순위확정위원회 투표를통해 결정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