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어닝시즌'(기업실적 발표기간)이 시작되기도 전에 투자자들의 관심은 벌써 2분기 실적으로 향하고 있다.


증시 주변환경 악화로 불확실성이 커져 주식시장이 믿을 것은 역시 기업들의 '실적' 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1분기 실적은 최근 국내 정치 불안 등에 가려 주가에 제대로 반영조차 안돼 그만큼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4월 첫째주부터 1분기 실적발표가 본격 시작될 예정이지만 사실 투자자들의 시선은 1분기 결과보다는 '1분기의 호조세를 2분기에도 이어갈 것인가'에 쏠려 있다"고 말했다.


황 팀장은 따라서 "지금처럼 관망 분위기가 지배적인 상황에서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이 유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인주'를 골라 미리 사두는 것이 현명한 투자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 정보기술(IT)주 부활 전망


전문가들은 '1월효과' 이후 소외됐던 전기전자 업종을 다시 매수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보고 있다.


동원증권 장재익 연구원은 "최근 IT경기 둔화 조짐으로 관련주가 주춤했지만 글로벌 IT기업들의 이익모멘텀은 여전히 살아있다"며 "2분기에도 강한 이익 신장세가 이어져 IT 종목군의 시장 주도력이 다시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삼성전자의 이익성장에 주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LG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4조2백50억원, 3조2천2백88억원으로 1,2분기 모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LG투자증권은 이같은 전망에 따라 삼성전자 6개월 목표가를 87만원으로 올렸다.


현재가보다 60%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LG전자와 삼성SDI도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동기보다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2분기 적자를 기록한 삼성전기도 흑자전환으로 강력한 '턴어라운드 효과'가 예상된다.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확대로 수혜를 입게 되는 부품주의 고성장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신성이엔지 케이씨텍 대덕전자 자화전자 KEC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종목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이익 성장폭이 두드러져 주가 측면에서도 높은 수익률이 기대된다.



◆ 내수주에도 준마(駿馬)는 있다


내수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주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돋보이는 종목은 있다.


신세계와 태평양, LG생활건강, 제일모직, 한섬 등이 대표적이다.


LG투자증권 안정환 연구원은 "특히 신세계의 실적 성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계소비 감소로 백화점 등 유통업종 대부분의 실적이 마이너스 추세를 못벗어나고 있는 것과 달리 신세계는 할인마트의 강세로 1,2분기 모두 두자릿수의 순이익 증가율을 보일 전망이라는 것이다.


실제 이같은 기대감으로 연초부터 약세를 지속하던 신세계 주가는 최근들어 상승세로 반전했다.


제일모직도 섬유ㆍ의류산업 분야 구조조정의 최대 수혜 업체로 꼽히면서 주가가 강세를 타기 시작했다.


1,2분기 실적증가폭도 업종 내에서 단연 돋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업종에 속하는 광고주(제일기획, LG애드)도 '총선특수'를 계기로 2분기 실적 증가폭이 연중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 기타 업종별 유망주


수출 관련주도 주목해야 할 대상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위원은 "수출경기 모멘텀이 살아있는 데다 증시를 주도했던 수출 관련 대표주들이 최근 조정과정을 거치면서 가격메리트를 회복해 충분히 매력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POSCO와 현대차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할 것으로 예상됐다.


항공주의 경우 작년 2분기에 사스(SARS) 악재 출현으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2분기 강한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특히 대한항공은 작년 2분기 적자에서 올해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유화주 가운데선 LG석유화학과 호남석유화학의 실적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돋보일 전망이다.


게임주의 대표주자인 엔씨소프트는 해외시장 진출성과가 가시화되면서 1,2분기 모두 높은 순이익 증가율이 예상된다.


이밖에 △제약업에서 동아제약 한미약품 △제지업종의 한솔제지 △건설업종의 대림산업 계룡건설 △조선업의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금융업종의 국민은행 신한지주 등이 해당업종에서 2분기 실적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