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시장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경향(flight to quality)이 다시 강화되고 있어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대표적 안전자산은 채권과 금,미 달러화 등이다.


경기가 침체되거나 전쟁 테러 등으로 불확실성 요인이 높아질 때에는 이들 안전자산이 선호되게 마련이다.


실제 시중자금은 이달 중순 이후 채권과 채권형 상품으로의 유입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올들어 줄곧 자금이 빠져 나갔던 투신권 채권형상품에 6천억원 이상의 시중 부동자금이 들어온게 그 예다.


특히 장기채권형 상품에 자금이 많이 몰렸다.


시중 실세금리의 대표격인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도 하락하고 있다.


이달 중순 이후 국고채 수익률의 하락폭은 0.2%포인트에 달한다.


국고채 수익률이 하락한다는 것은 채권에 대한 수요가 많아져 채권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국제 금값도 다시 상승하고 있다.


올들어 상승세가 잠시 주춤했던 국제 금값은 이달 들어 6% 이상 올라 온스당 4백2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시중은행에서 판매되는 골드뱅킹이 투자 대안으로 급부상 중이다.


이론적으로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재테크 생활자들이 안전자산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도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지난주에 마감한 시티파크 청약에 7조원 이상의 자금이 몰려들어 부동산 투기열기가 식지 않고 있음이 재확인됐다.


최근 들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경향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크게 두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하나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대만 총통선거 부정시비, 추가 테러 위협 등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경기적인 측면에서 세계경기 정점론과 함께 고개를 들고 있는 주가조정론이다.


그러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다소 시각차는 있으나 아직까지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경향이 추세적으로 자리 잡았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최근 불거진 불확실성 변수는 언제든지 걷힐 수 있고, 세계경제도 여전히 회복국면에 놓여 있어서다.


한편 국내 외환시장은 정책당국의 자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국제원자재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이에 따른 부담을 원화 환율의 하락을 통해 흡수하는 정책방향이 감지되고 있다.


이미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달 들어 원유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원화 환율이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


종전과 달리 정책당국은 이런 시장움직임을 그대로 내버려두는 분위기다.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대외적으로 미국의 쌍둥이(재정및 무역) 적자가 구조적인 성격을 띠고 있어 미 달러가치의 약세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외환수급 면에서도 증가율은 다소 둔화되겠지만 수출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글로벌 자금들의 아시아 지역 위주의 투자전략을 감안하면 원화 환율은 떨어질 소지가 높은 여건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정책당국이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부담을 원화 환율 하락으로 전가시킬 가능성이 높다.


재테크 생활자들은 원화 환율이 당분간 낮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고 환테크 전략을 다시 짜야 할 시점이다.


한상춘 < 논설ㆍ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