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테러 불안을 털어버리고 급등세를 보였던 뉴욕 증시가 또다시 주춤거렸다. 한 주를 마감한 26일 다우지수는 5.85포인트 떨어진 10,212.97로 거래를 마쳤고 나스닥도 7.15포인트 하락한 1,960.02로 폐장됐다. 전날 폭등세 덕에 한 주 전체론 다우가 0.3%, 나스닥이 1.0% 올랐지만 급등 분위기가 이틀을 버티지 못했다는 점에서 시장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것을 실감케 했다. 25일 주가가 급등했던 것은 투자자들이 테러 불안보다는 곧 발표될 1분기 미국 기업실적에 관심을 쏟았기 때문이다. 기술주의 상승세가 돋보였던 이날 기업 실적이 월가의 랠리를 재현시킬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조사기관인 톰슨 퍼스트콜에 따르면 1분기 실적전망을 발표한 기업 가운데 32%가 기존 전망치를 높였고 53%는 떨어뜨렸다. 전망치를 낮춘 기업이 높인 기업보다 많았지만 전망치 상향 기업 비율이 지난해 21%보다 높아졌다는 점은 실적 랠리 기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에선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2·4분기 것까지 앞당겨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지나친 기대를 거는 것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아무튼 테러 불안 같은 지정학적 변수가 아닌 기업 수익이나 가격 등 증시의 내생적 투자 기준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쏟았다는 것은 실적에 의한 랠리 가능성 여부를 차치하고라도 의미가 크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파이퍼 자프레이의 시장전략가인 브라이언 벨스키는 "경제 지표나 기업 수익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며 "그 지표들이 좋게 나타나면 시장도 좋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런 점에서 지난 주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26일 주가는 떨어졌지만 미시간 대학의 3월 소비자심리지수가 95.8로 전월의 94.4보다 높아진 것은 고무적이다. 지수만으로 본다면 소비자들이 앞으로도 소비를 늘리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상무부가 2월 개인 소득은 0.4% 높아졌음에도 개인 소비는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는 엇갈린 지표를 발표했지만 소비자 심리는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보다 더 중요한 지표인 3월 고용동향이 이번주 금요일인 4월2일 발표된다. 2월 비농업 분야의 고용 증대는 고작해야 2만1천명이었다. 10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터무니없이 빗나갔고 주가도 타격을 받았다. CBS 마켓워치가 조사한 시장의 대체적인 추정은 3월 신규 고용이 9만9천명 정도 늘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실제 고용 동향이 이같은 전망치보다 조금이라도 높게 나오면 증시는 이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고용 동향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나타나지 않는 한 횡보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액세스의 기관투자가 거래 담당 부사장인 키트 키난은 "투자자들이 고용동향과 기업실적이 발표될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을 취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과도한 매도가 이뤄졌기 때문에 기업실적이 실망스럽지 않다면 하강 위험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