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분양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계약률 0%'의 단지가 등장하는 등 20~50%대에 머문 서울 2차 동시분양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충북 오창지구와 대전지역 분양시장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충청권처럼 개발재료가 풍부한 지역이나 시티파크처럼 투자가치가 높은 상품으로 돈이 몰리는 시중 부동자금의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실시된 오창지구 내 아파트 청약이 당초 우려와는 달리 지역 3순위에서 대부분 마감된데 이어 주말에 문을 연 대전시 문화동 대우·신동아 아파트의 모델하우스도 5만여명의 청약대기자들로 북적댔다. 대우·신동아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개장 첫날인 지난 26일 1만3천여명이 다녀간데 이어 주말에는 3만여명의 청약대기자들이 몰려들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대전시 중구 문화동 육군 보급창 터에 들어서는 '문화마을(대우·신동아)'아파트는 34∼52평형 2천2백90가구 규모로 대전에서 오랜만에 선보이는 대단지다. 이 단지는 경부고속철도 서대전역 및 2006년 개통예정인 대전지하철 서대전네거리역과 가까워 실수요자는 물론 장기 보유를 염두에 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신동아건설 우수영 부장은 "인파가 너무 몰려 청약과열을 우려할 정도"라며 "교통여건이 뛰어나고 분양가나 규모면에서도 대전에서 보기드문 단지라 청약은 물론 초기 계약률도 상당히 높게 나올 것같다"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지난 25일 청약을 마감한 대전시 노은지구 내 '계룡 e-그리운' 아파트에도 청약인파가 몰려 26평과 35평형의 경쟁률이 4대 1을 넘겼다. 특히 이 아파트 47평형은 2순위에서 2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과열양상을 보였다.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영진 사장은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면서 초기계약금 부담이 적고 3년 이상 보유시 가격상승이 기대되는 아파트 단지에 청약이 몰리고 있다"며 "이같은 청약양극화는 시장이 냉각될 수록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