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그룹 글로벌에너지네트웍이 대변신을 꾀한다. 22개 계열사를 거느린 이 그룹의 현행 주력사업은 대구도시가스 등 에너지사업. 하지만 앞으로는 영화 게임 등 문화콘텐츠산업에 그룹의 역량을 쏟아붇는다는 구상이다. 김영훈 회장은 28일 서울 관훈동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대성그룹 하면 대개 대성연탄을 떠올리지만 마지막 연탄공장이던 영등포공장이 재작년 10월 폐쇄됐다"면서 "서비스 문화 등 지식기반산업으로 회사의 방향을 완전히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성그룹이 이처럼 기업의 체질개선에 본격 나선 데는 김 회장의 개인적 취향과 무관치 않다. 김 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영화광. 하지만 이를 개인적 취미로 그치지 않고 기업경영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성그룹의 '영화경영'은 매주 월요일 본사 간부회의에서부터 시작된다. 회의에 앞서 참석자 전원이 영화를 감상하기 때문이다. 영화에 담긴 메시지를 느끼고 공유해 업무에 활용해 보자는 게 김 회장의 아이디어다. 김 회장은 실제 영화에 투자해 짭짤한 재미를 본 경험도 있다. 그룹 계열사인 바이넥스트 하이테크가 지난해 흥행에 성공했던 '올드보이'(감독 박찬욱)에 52억원중 일부를 투자해 국내에서만 2백%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김 회장이 29일 신설되는 전국경제인연합회 문화산업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에 내정된 것도 그의 이런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정부출연과 대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해 수천억원대의 펀드를 만들어 국내 문화산업의 영세성을 극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