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평생을 몸 담아온 기업을 떠나서 정치인으로 '업종전환'한 한나라당 김태환 후보(구미을). 요즘 그는 지금까지 살아온 것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체험하고 있다. 골목골목을 누비면서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는 기본적으로 들어야 한다. 유권자들이 전문경영인(CEO) 출신답게 '정말 새로운 정치를 해달라'는 부탁을 할 때는 어깨가 무거워진다는게 김 후보의 말이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전무와 부사장을 거쳐 금호P&B 대표이사를 지냈다. "기업에선 투명경영과 신뢰 성실 같은 것을 기본으로 해 왔는데 막상 선거판에 뛰어들어 보니 참 난감합니다." 그는 최근의 심경을 한마디로 이같이 표현했다. 김 후보는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면 정말 정치를 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회의가 하루에도 몇 번씩 든다는 것이다. "당선되기 위해서 무슨 소리인들 못하겠습니까마는 너무 심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구미 경제활성화를 모토로 내건 그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각종 현란한 공약을 제시한 정치인들을 보면서 '정치가 거짓말 경연대회'라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기업 전문경영인(CEO)을 거친 입장에서 보면 정치에는 합리적인 경영기법이 거의 도입돼 있지 않고 너무 소모적"이라면서 정치에도 합리성을 바탕으로 하는 경영기법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는 "지금이라도 정치인들이 손을 잡고 경제살리기에 나서지 않으면 한국의 장래에 큰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후보는 고 김윤환 전 의원의 막내동생이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