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경영환경이 악화일로다. 내수불황으로 가동률이 갈수록 떨어지는데다 원자재난과 최악의 자금난까지 겹쳐 하루하루 버티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이러다 나라 경제의 기반인 중소기업들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감추기 어렵다. 대부분 은행들에서 중소기업 연체율은 급격히 치솟고 있다.시티파크 분양에 7조원이 몰리는 등 부동자금이 넘쳐나고 있지만 중소기업에는 먼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평균가동률 역시 13개월 연속 6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유례없는 불황 탓에 부도를 면하느라 안간 힘을 다하고 있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요즘은 현금을 지불하지 않으면 원자재조차 구입할 수 없는 여건이 됐다. 원자재가 모자라니 납품기일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이로 인해 수금에도 차질을 빚는 경우가 적지 않다.그렇지 않아도 납품대금을 어음으로 받고 있는 처지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보다 심각한 것은 은행들이 자금 지원을 늘리기는커녕 대출심사를 더욱 타이트하게 하고 기존 대출금까지 회수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기관들로서야 채권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그런다고 하지만 이는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기업들의 숨통을 더욱 조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수십억원 이상의 주문을 확보하고도 운영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곳이 한두업체가 아니라고 한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이러다가 기술력이 있고 사업성까지 갖춘 유망 중소기업들조차 생존하기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원자재 품귀를 빌미로 부당한 결제조건을 요구하는 등 거래 당사자들의 이기적인 행동이 계속된다면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실제 이상으로 가중되면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경제위기를 더욱 부추길 뿐이다. 중소기업의 활력을 되살리기 위해선 최악의 자금난부터 숨통을 터주는 것이 순서라고 본다. 은행권은 급격히 악화된 외부환경 때문에 일시적 자금난을 겪고 있는 유망업체들에 대해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대기업들 역시 현금지급비율을 늘리거나 어음지급기일을 앞당기는 등의 형태로 납품업체를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정부는 중소기업 회생을 위한 종합대책을 서둘러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본다.갈 곳을 모르는 부동자금이 생산 분야로 흐를 수 있게 만드는 방안도 하루빨리 내놓아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