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읽는 '땅이야기'] <33> 경험이 高手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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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땅 투자자들은 누구나 '고수'를 만나 한 수 지도받길 원한다.
고수들은 남다른 비법을 갖고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론에 많이 나오는 전문가들의 강연회도 쫓아가보고 인터넷 동호회에서 고수들의 글을 탐독하기도 한다.
하지만 개미투자자들이 진정한 고수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많은 큰손들을 몰고 다니는 중개업소나 혼자서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을 번 투자자들은 노출을 꺼린다.
노출돼봐야 세무조사의 표적만 된다.
남에게 도움이 될 지는 모르지만 자신에겐 전혀 도움이 안된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이런 의문이 든다.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토지 전문가들은 진짜 고수일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선 땅 고수가 갖춰야 할 조건부터 봐야 한다.
우선 고수 대접을 받으려면 토지 관련 경험이 적어도 10년 이상은 돼야 한다.
땅은 아파트나 상가,업무용 빌딩 등과는 다르다.
땅을 규제하는 법률이 1백12개에 달하고 법에 나오지 않는 함정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땅만 20년 동안 중개한 진명기 JMK플래닝 사장이나 은행에서 10년 이상 경매 컨설팅 등 토지관련 업무를 담당한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 팀장 등은 그래서 "토지관련 공부는 해도해도 끝이 없다"고 말한다.
풍부한 실전 경험도 필수조건이다.
땅의 경우 특히 이론과 현실이 엄청 다르다.
실전 경험이 없으면 고수 반열에 들 수 없는 까닭이다.
따라서 이런 두 가지 잣대를 가지고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전문가들을 평가해보면 답이 나온다.
문제는 토지계약서 한번 써보지 않은 사람들까지 전문가임을 자칭하면서 언론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는 점이다.
땅 고수를 가리는 데 있어서도 물론 예외는 있다.
특정 지역에 따라서는 해당지역에서 오래 거주한 지역 주민이나 토박이 중개업소 사장이 가장 고수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토지관련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지는 않았더라도 그 곳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좋은 땅,나쁜 땅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전문 투자자들은 땅을 살 때 지역의 토박이 중개업소나 노인들을 찾아다니며 이야기 듣기를 즐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