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이렇게 심한지 몰랐습니다." 4·15총선에서 한나라당 간판으로 서울 강동을에 출마하는 '정치 초년생' 윤석용 후보(52)가 유권자들을 만나면서 느낀 소감이다. 한의사 출신인 윤 후보는 유권자들이 정치인에 대한 불만을 터뜨릴 때마다 '사과하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명함을 주고받으면서 '통성명'을 하고 악수라도 하는 게 보통인데,총선 후보자라고 하면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사람이 많다"며 "명함을 찢거나 내던지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 이후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 특히 탄핵을 주도한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선 적대적 수준에 가깝다고 했다. 윤 후보는 "탄핵 이전에는 그래도 내가 장애인(소아마비)이라서 그런지 유권자들이 호의적으로 대했지만,탄핵 이후에는 정치인 하면 무조건 싫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유권자들을 원망하지 않을 작정이다. 처음엔 섭섭한 감정도 없지 않았지만,정치가 이만큼 불신을 받는 것은 기존 정치인의 잘못이 크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이런 경험들을 내가 좀 더 새로워지고 봉사하겠다는 마음을 다잡는 계기로 삼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경희대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한의사협회 부회장을 지낸 윤 후보는 "의원이 되면 국민의 복지향상과 소외계층의 생활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목표를 위해 지금의 '경험'을 소중하게 여기겠다고 다짐한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