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영등포을 후보로 뛰고 있는 박금자 의원(비례대표)은 연일 '좌절감'을 맛보고 있다. 박 후보는 "유권자들의 정치권에 대한 실망이 극에 달한 상태"라면서 "지역주민들이 웬만한 얘기는 들으려고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털어놨다. 올해초 비례대표직을 승계한 박 후보는 요즘 유권자들에게 선거공약이라는 말조차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 박 후보는 "현재로서는 정책과 공약을 내걸고 지역민을 설득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말했다. 정치신인으로서 후보간 과열경쟁에 대한 회의감도 적지 않게 느끼고 있다. 박 후보는 "근거없는 흑색선전을 들을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당선과 당리당략을 위해 이전투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혼란스러움마저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혐오에도 불구하고 여성의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박 후보는 "정치권의 부패와 폭력적인 모습에 식상한 유권자들이 여성정치인에게 기대를 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에 진출하려는 이유에 대해 박 후보는 "비례대표로 의정생활을 시작한 후 국회에서 성매매방지법과 유아교육법 등이 통과되는 것을 보면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그동안 여성의원이 소수여서 묻히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17대 국회는 달라질 것"이라며 "여성의원들의 진출이 많아지면 여성·아동·복지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 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