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투신의 드라마틱한 기사회생이 화제다. 이 회사는 작년 말 '회사정리'를 검토할 정도였지만 최근 수탁고 3조1천억원을 돌파,탄탄한 중형 투신사로 변모했다. 한일투신은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가 대주주인 서울증권의 자회사.지난 2000년 초만 해도 수탁고 5조원이 넘는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었지만 2002년 이후 채권형펀드의 수익률 악화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작년 11월 말 수탁고가 9천억원대로 떨어졌다. 모기업인 서울증권의 강찬수 사장은 투신사를 접는 최악의 방안까지 고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유병덕 전 서울증권 상무가 새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유 사장은 법인영업에서만 9년째 일해온 '법인통'.그는 취임 후 마케팅팀을 대폭 보강한 뒤 본인이 직접 발로 뛰기 시작했다. 금융회사 등 기관투자가들뿐 아니라 여유자금이 많은 기업을 집중 공략했다. 올해초 MMF(머니마켓펀드)로 자금의 물꼬가 텄으며 최근들어 채권형 및 주식형펀드로도 돈이 들어오고 있다. 4개월간 수탁고 증가액 2조1천억원은 한국투신 등 대형사의 수탁고 증가액을 웃도는 것이다. 최근에는 정보통신부 농협 등의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는 '경사'도 누렸다. 유 사장은 "고객에게 합리적인 수익률을 제시하고 이를 최대한 지켜준다는 신뢰감을 쌓은 것이 가장 큰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