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대표적 상류층 주택단지인 '타워팰리스' 앞에서 가난으로 자살했거나 숨진 사람들의 영혼을 달래는 빈민위령굿이 열릴 계획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ㆍ전국빈민연합ㆍ주거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등 전국 30여개 노동ㆍ시민단체들은 30일 오전 서울 도곡동의 주상복합아파트 단지인 타워펠리스 앞에서 '빈곤해결을 위한 사회연대'의 발족식을 갖고 가난으로 숨진 사람들을 위한 위령굿과 추모집회를 열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에대해 타워팰리스의 한 주민은 "우리가 빈곤문제의 원인 제공자들인 것처럼 시위의 대상이 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특정 주거단지를 '부의 상징'으로 지목하고 그 동네에서 위령굿을 벌이는 것은 사회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사회연대측은 발족식에서 △최저생계비 현실화 △국민기초생활제도 개선 △주거권 확보 △사회복지서비스 확대 △사회보장 예산 확보 등 5개 요구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실업과 저임금 최저생계비 등의 빈곤층을 압박하는 문제들에 사람들이 압사당하는 퍼포먼스와 살풀이굿 등의 행사도 함께 열기로 했다. 주최측은 이어 "부의 대명사격인 타워팰리스는 바로 인근에 빈곤에 허덕이는 철거촌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빈부격차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라며 "타워팰리스 주민들을 겨냥한 것은 결코 아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장기불황과 청년실업대란 등으로 빈곤계층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주택단지에서 죽은 사람의 원혼을 달래는 굿판을 벌이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빈곤문제에 대한 일반 시민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보다는 오히려 거부감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혜수ㆍ오상헌 기자 dearsoo@hankyung.com